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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유지아는 이제야 겨우 제대로 맛보았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먹고 싶어요." "연훈 형이라고 해 봐." 진연훈은 유지아가 차가운 성격을 가졌기에 아마 자신을 노려볼 줄 알았는데 맛있는 음식 앞에서 유지아는 전혀 저항력이 없었고 바로 “연훈 형” 라고 불렀다. 진연훈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고 몸에 힘을 주었다. 분명 자기가 시켰는데 다른 호칭으로 당장 바꾸고 싶었다. 연훈 형이라는 호칭을 처음 듣는 게 아니었고 육일호들도 그렇게 불렀지만 왜인지 유지아가 부르니 설레는 것 같았다. 유지아도 그 호칭을 부르고 나서 자기가 정말 음식에 미쳤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찔했다. ‘내가 당하다니.’ 유지아는 바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하고 진연훈의 손에서 스테이크를 받아 계속 먹었다. ‘스테이크 정말 맛있네, 베이컨도 너무 맛있어.’ ‘쟤는 맛있는 걸 먹으려고 그런 거야, 다른 의도는 없어.’ ‘맞아, 그런 거야.’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아침을 먹고 있었는데 왜인지 분위기가 아주 좋아 보였다. “놔둬, 조금 이따 가정부 올 거야. 넌 저녁에 나랑 누구 좀 만나.” 진연훈이 말했다. “누구를요?” 유지아는 말 하면서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미니피그가 남은 음식물을 먹을까 걱정되었다. “기아연.” 진연훈은 그 이름을 말하면서 일부러 유지아를 쳐다보았다. 유지아는 수저를 치우다가 잠깐 멈칫하고는 머리를 들어 물었다. “왜 만나라고 하는 건데요?” 유지아도 기아연을 기억하고 있었다. 전에 국제적인 의학 연수에 참석했을 때 한 번 본 적 있었는데 열몇 살 때 이미 국제적으로 의학계의 천재 소녀라고 불렸다고 들었다. 지연훈은 뭔가 떠오른 듯 비교적 납득이 될 만한 핑계를 둘러댔다. “걔 의술이 어떤지 한 번 봐줘.” 유지아는 뭔가 떠올라서 불쾌해하며 말했다. “내가 병을 못 고칠까 봐 그러는 거죠?” “나는 믿는데 형님이 믿지 않아서 일부러 나한테 안배해 줬어.” 진연훈은 억울해하며 말했다. 매력적인 목소리로 일부러 끌어서 말하니 뭔가 억울해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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