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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3층. "네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몰라서 엄마가 알아서 했는데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네.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성여정이 방문을 열며 말했다. 분홍색 공주방으로 장식되어 아주 예뻤지만 유지아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여정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거면 돼..." 유지아가 아직 말도 끝내지 못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밀어 넘어질 뻔했다. "나가, 이건 내 서재야!" 이자성이 폭발하기 직전의 폭탄처럼 화가 잔뜩 나서 유지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지아야, 괜찮아?" 성여정은 난감해하며 말했다. "자성아, 우리 전에 이 방 누나한테 주기로 약속했잖아?" 작은 아들이 갑자기 어리광을 부리자 성여정은 아주 당황했다. 별장 2, 3층의 방들을 다 써버려서 1층 하인방과 객실밖에 남지 않았다. 유지아는 이씨 가문 딸이라 1층에서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작은 아들이 큰아들과 같은 서재를 쓰고 그의 서재를 비워 유지아의 방으로 하려고 했다. "내 누나 아니에요! 나한테는 산에서 온 누나 없어요!" 이자성은 소리치며 또 유지아를 밀려고 했다. 유지아가 교묘하게 몸을 피했다. 유지아가 피할 줄 몰랐던 이자성은 헛손질했고 자기 발에 걸려 "텅"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 끝에 부딪혔다. "아-" 순간, 말 안 듣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지붕이 떠나가듯 울렸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그 소리를 들은 이송미가 이자연의 부추김을 받고 3층으로 올라왔다. "아... 할머니, 살려줘요. 저 촌년이 날 밀었어요! 으앙..." 이자성은 이송미의 품에 안겨 울면서 호소했다.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울지 마, 울지 마. 이 할미가 네 편 들어줄게." 이송미는 이자성의 등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할머니 봐봐, 어디 다친 데 없어?"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이자성의 이마에 큰 혹이 생겼다. "어머나, 왜 이렇게 심하게 다쳤어, 잘생긴 얼굴 망가지는 거 아니야?!" 이자연은 오버하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이자성은 더 세게 울었다. "자성아, 엄마 봐봐. 미안해, 엄마 잘못이야, 엄마가 널 잘 봤어야 하는..." 성여정이 당황해하며 이자성을 안으려고 했는데 이송미가 그녀를 밀어버렸다. "보긴 뭘 봐, 빨리 의사 선생님 불러!" 그러고는 유지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넌 조금 이따 다시 봐!"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별장은 난리였고 모두 이자성을 보살피러 갔다. 유지아가 혼자 있는 걸 본 이자연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촌년 주제에 우리 엄마가 왜 너한테 계속 붙어 있어야 하는데?' 1층 거실. 이자성이 눈이 빨개진 채로 이송미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이송미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송미는 한편으로는 성여정한테 홈닥터한테 빨리 오라고 재촉하라면서 한편으로는 하인한테 얼른 계란을 삶으라고 했다. 하인은 바로 면포로 뜨거운 삶은 계란을 싸서 가져왔다. "자성아, 울지 마. 계란으로 몇 바퀴 문지르면 돼." 이송미가 계란을 건네받고 이자성의 혹에 대고 문지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뜨거운 계란으로 하면 안 돼요, 얼음으로 해야 해요." 소리를 따라 보니 유지아가 계단 입구에 서 있는 것이었다. 여전히 찢어진 치파오를 입고 한쪽 어깨에 천 가방을 하고 있었는데 타고난 차가운 기질 때문에 산에서 온 사람이라는 걸 알아챌 수가 없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뜨거운 계란으로 하면 부기가 빠지고 나아져." 이송미는 유지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계란으로 가볍게 이자성의 혹을 문질렀다. "아... 아파요!" 이자성은 아파서 떼를 썼다. "아파도 참아, 무조건 계란으로 굴려야 해. 안 그러면 혹이 사라지지 않아." 이송미는 하인을 불러 이자성을 잡게 했다. 성여정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이송미를 거역할 수 없어 옆에서 안절부절못했다. 그때, 야들한 손이 이송미의 손을 잡았다. "너 뭐 하는 거야?!" 이송미는 손을 따라 유지아를 보자 눈에 분노가 가득해서 말했다. "냉찜질해요." 유지아는 차가운 눈빛을 하고 다시 말했다. "비켜! 걸리적거리지 마! 내가 얼마나 경험이 많은데, 내가 친손자 해치기라도 하겠어?" 이송미는 유지아의 손을 뿌리쳤다. '지난번에 방 사모님이 자기 손자한테 이렇게 부기를 빼는 걸 봤는데, 틀렸을 리가 없어!'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이자성도 그 틈을 타 이송미의 품에서 벗어나 성여정의 품에 안겨 눈물 콧물 흘리며 아주 불쌍하게 울었다. 그 모습을 본 이송미는 화가 나서 하인한테 이자성을 끌어오라고 명령하려 했는데 마침 홈닥터가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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