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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B 시 공항. 이씨 가문에서 차 세 대를 보냈는데 이건우가 갑자기 일이 생겨 회사에 가봐야 했기에 모녀 셋이 먼저 돌아가게 되었다. 1시간 30분 뒤, 차가 이씨 가문 별장 마당에 들어섰다. "지아야, 집에 도착했어." 차에서 내리자 성여정은 아주 열정적으로 유지아를 집으로 끌어들이며 말했다. "집에는 네 할머니랑 큰오빠 그리고 셋째 남동생이 있어." 유지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저희 왔어요." 이자연이 그들 앞에서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익숙한 듯 가방을 하인에게 주고 마치 자기가 여기 아가씨라는 듯 당당하게 거실로 걸어갔다. "누나 왔어? 내 선물은 안 사 왔어?" 여섯, 일곱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거실로 뛰어나왔다. 이씨 가문 셋째 도련님, 이자성이었다. "그런 촌구석에서 선물은 무슨?!" 거실에서 늙은 소리가 들려왔다. "하긴, 괜히 좋아했네." 이자성은 역겹다는 듯 소파에 움츠리고 앉아 다시 게임기를 들어 놀기 시작했다. 유지아는 성여정 뒤를 따라 거실로 들어갔는데 유럽식 바로크 스타일로 장식한 거실은 아주 화려하고 웅장했다. 은색 머리에 보석을 가득 하고 있는 어르신이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자연은 옆에서 차를 부어주며 물었다. "할머니, 큰 오빠는요?" "점심에 아마존 갔어, 무슨 바이오 기구 볼 게 있다고 했어." 이송미는 차를 마시며 답했다. 그 말을 들은 성여정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오늘 아침 출발하기 전에 분명 큰아들한테 유지아를 데려올 테니 저녁에 이씨 가문에서 모일 거라고, 모두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큰아들이 계속 자기 멋대로 행동했었다. 이씨 가문 자랑이라 뭐라 할 수도 없었기에 속상함을 참고 유지아를 데리고 이송미한테로 다가갔다. "어머님, 지아 데려왔어요." 성여정은 말하면서 유지아한테도 소개해 주었다. "지아야, 할머니야." "할머니." 유지아는 담담하게 불렀다. 이송미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찻잔을 내려놓고 하인을 불렀다. "윤하야, 남은 제비집 가져와서 따듯할 때 자연이 먹게 해." "네." 하인은 대답하고 바로 제비집을 대령했다. "고마워요 할머니." 이자연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고는 자랑하듯 제비집을 먹으며 말했다. "너무 맛있어요." "천천히 먹어, 누가 안 빼앗아. 차를 계속 타느라 수고 많았어. 얼른 몸보신하고 관리도 잘해서 고씨 가문 도련님이 너한테 푹 빠지게 해야지." 이송미는 이자연의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는데 이자연을 아주 아끼는 것 같았다. "네." 이자연도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웃으면서 멍하니 서 있는 유지아를 힐끗 보고 더 오만하게 웃었다. 성여정은 이송미가 일부러 유지아를 무시하자 다시 입을 열었다. "어머님..." "어머, 왔어." 이송미는 그제야 사람이 있는 걸 보았다는 표정을 하고 뒤돌아 유지아를 훑어보았다. 아주 정교한 얼굴에 머리를 땋았는데 피부가 아주 하얬고 눈은 예쁘지만 눈빛이 너무 차가웠고 입술이 얇아 부잣집 아들이랑 결혼할 상이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시선이 아래로 내려오자 더러운 데다가 찢어지기까지 한 치파오에, 낡은 천 가방, 흙이 묻은 하얀색 천신을 본 이송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옷 스타일이 너무 구리네. 역시 산에서 자라서 그런지 이씨 가문한테 아무런 가치도 없는데 돈을 써서 키워야 한다니.' "윤하야, 신발 갈아신게 해. 촌구석의 먼지가 집에 안 들어오게 해. 내가 이탈리아에서 이송해 온 양탄자가 더럽혀지겠어." 이송미는 하인에게 말했다. "네." 하인은 알겠다고 하고는 바로 유지아한테 슬리퍼를 가져다주었다. "아가씨, 신발 바꿔 신어주세요." 유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 성여정은 이송미의 말에서 유지아를 싫어한다는 걸 느꼈다. 성여정과 이건우가 사귀고 있을 때, 이씨 가문이 아직 농민이었는데 나중에 땅에서 광산을 발견해서 졸부가 되었다. 부자가 되자 이송미가 바로 시골 사람을 무시하면서 성여정한테 이건우랑 헤어지라고 협박했고 바로 B 시로 이사했다. 회사를 열고, 별장을 사고, 명품을 사면서 상류사회에 진입하려 했다. 이씨 가문이 졸부라는 명성을 깨고 귀족들 사이에 끼기 위해서였다. 그때 이건우가 무조건 성여정과 결혼하겠다고 했고 임신까지 한 데다가 아들이었기에 이씨 가문에 들어올 수 있었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 성여정은 가슴이 아파 났다. '지아가 여자인 데다가 시골에서 왔으니 어머님이 더 싫어하겠네.' 성여정이 해명해 주었다. "어머님, 산속이라 가난해서 지아가 어려서부터 고생 많이 했어요..." "됐어 됐어, 얼른 데리고 가서 씻고 옷 갈아입혀." 이송미는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성여정은 어쩔 수 없이 유지아한테 말했다. "지아야, 엄마가 방에 데려다줄게." 유지아는 이송미가 싫어하는 걸 모두 눈여겨 보고 머리를 끄덕였다. 이자연은 성여정이 유지아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순간 제비집이 맛 없어졌다. '원래 내가 받아야 하는 사랑인데 네가 왜 이렇게 쉽게 빼앗아 가는데!!' 언짢아진 이자연은 게임을 하고 있는 이자성을 보고 말했다. "자성아, 네 서재 필요 없어졌어?" 이자연이 귀띔해 주자 게임에서 죽어 욕을 하고 있던 이자성은 바로 게임기를 버리고 3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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