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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차가 시동을 걸자 차 안에 있던 이건우가 말을 꺼냈다. "너한테 할 말이 있어. B 시에 돌아가면 네가 이씨 가문 양딸이라고 보도할 거야." 유지아는 머리를 들어 이건우를 쳐다보았다. 통화했을 때는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는 아무도 다가가지 못할 만큼 아주 차가웠다. 조금 전의 착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런 유지아를 본 이건우는 마음이 불편해 났다. '역시 기르지 않아서 어색한 거야.' 이건우는 이상한 느낌을 누르고 좋게 설명해 주었다. "고씨 가문에서 계속 이씨 가문 사업을 도와줬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거야." "지금 고씨 가문 도련님이 자연이를 마음에 두었어. 두 사람이 진작에 혼약도 있었고 두 가문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서 네가 좀 억울해도 어쩔 수 없어." '고씨 가문에서 친딸이 산에서 자랐다는 진실을 알게 되면 정략결혼 못 할까 봐 그러는 거네.' "네." 유지아는 담담하게 답하고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산에서 자라서 이럴 때는 그래도 쉽네.' 신여정이 계속 부탁했고, 또 누군가 유지아의 신분을 알아차리게 되면 이씨 가문의 명예에 불리할까 봐 어쩔 수 없이 유지아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 유지아는 차에 기대 머리를 숙여 진지하게 게임을 시작했다. 두 엄지 손가락이 익숙하게 터치하는 걸 보아 아주 자주 노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본 이건우는 미간을 숙이고 일부러 그녀의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았는데 같은 그림 찾기 게임을 하는 걸 보고 그나마 남아있던 좋은 감정까지 모두 식어버렸다. 심지어는 유지아를 이씨 가문으로 데리고 오는 걸 후회했다. 예의가 없고 놀음을 좋아하는데 언제 어디서 이씨 가문 체면을 깎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유지아가 같은 그림 찾기 고급 버전을 놀고 있다는 걸 이건우는 보지 못했다. 99장의 같은 그림을 마구 섞어서 일 분간 보여주고 다시 돌려놓는데 모든 그림을 기억해서 다시 같은 걸 찾아 없애는 게임이었다. 이번 관문은 유지아가 10초만 보고는 바로 시작을 눌렀다. 그러고는 48초에 모두 게임을 끝냈는데 오류율이 1%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속도가 만족되지 않았는지 유지아는 다시 시작을 눌렀다.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에 올라타 2시간이 지나서 B 시 공항에 도착했다. 밥을 먹은 시간 말고 유지아는 계속 이 관문을 놀고 있었는데 드디어 기록을 깨버렸다. 3초만 기억하고 27초에 모두 완성하고 오류율이 0%였다. 그때, 카톡으로 문자가 왔다. 돼지:[까마귀, 까마귀, 정말 안 받을 거야?!] 돼지:[너한테 돈 세배를 주겠다는데 정말 고민 안 해볼 거야?] 돼지:[세배를 준다고! 세배!!] 유지아는 귀찮아서 상대한테 두 글자만 보냈다. [싫어.] 돼지:[몇백억이 넘는 것도 안 받고 너 뭐할 건데?] 까마귀:[휴식.] 돼지:[얼마 휴식할 거야? 내가 답장해 줘야 해.] 까마귀:[기분 봐서.] 돼지:[너무해!] 유지아가 계속 휴대폰을 쥐고 있는 행동을 본 이건우는 그녀가 인터넷 중독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비행기에서도 열심히 연습책을 보고 있는 이자연과는 정말 천지 차이였다. '역시 유지아가 이씨 가문 친딸이라는 걸 공개 안 하기 잘했어. 나중에 이씨 가문 체면 다 깎아버리겠어.' - 산속. 유미자가 마당에서 약초를 말리고 있는데 위장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울타리 밖으로 들어왔다. 앞에 있는 남자는 공들여 만든 조각상처럼 멋있었고 키도 훤칠했다. 하지만 오른쪽 가슴 앞에 피를 많이 흘린 자국이 있었는데 다친 것 같았고 이미 처리를 한 듯했다. 그 뒤로는 아주 앳된 얼굴의 남자가 있었다. "병 보일 거요 아니면 약 가질 거요?" 유미자는 손에 든 약초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사람을 찾습니다." 진연훈은 호주머니에서 피가 묻은 천 쪼가리를 꺼내 보였다. 그걸 본 유미자는 바로 경계 태세를 했다. 천 쪼가리에 있는 무늬가 바로 유미자의 솜씨였다! 오전에 유지아가 돌아왔을 때의 모습이 떠오른 유미자는 남자의 가슴에 묻은 핏자국을 보고 물었다. "당신들 누구..." 진연훈은 유미자의 눈빛이 변한 걸 눈치채고 다정한 말투로 해명했다. "저희는 국가 특수부대 대원입니다. 지금 비밀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아가씨가 저희를 도와 범인을 잡았고 저를 구해주었어요. 부대에 가서 미션 기록을 적어야 하기도 하고 또 직접 감사 인사하려고요." "그랬구나, 하지만 너무 늦게 왔어." 유미자는 경계를 풀고 말했다. "2시간 전에 이미 떠났어. 다시는 안 올 거야." 진연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어디 갔어요?" 유미자는 머뭇거리더니 결국 말했다. "B 시, 이씨 가문." "네, 감사합니다." 진연훈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뒤돌아 떠났다. 육일호는 진연훈을 따라나서더니 웃으며 말했다. "형, 부대를 너무 오래 떠난 거야 아니면 기억에 오류가 생긴 거야? 우리 부대에서 언제 미션을 끝내고 미션 기록을 적어야 한다고 규정했어?" "1분 전에." 그 말을 들은 육일호는 할 말을 잃었다. 진연훈은 피가 묻은 천 쪼가리를 육일호한테 건네며 당부했다. "깨끗하게 씻어서 내일 이 천 쪼가리 주인의 주소랑 같이 나한테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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