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박도하는 입술을 앙다물고 감히 그녀를 쳐다보지 못했다. 차윤서를 향한 죄책감만 점점 커졌으니까.
만약 차윤서가 떠나가지 않았다면 송이나의 고백을 듣고 흔쾌히 받아줬을지도 모른다.
그가 자꾸 시선을 피하자 송이나도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입술을 파르르 떨다가 한참 후에야 실소를 터트렸다.
“그래, 알았어. 내가 미쳤지, 너 같은 놈한테 마음 흔들리고 말이야.”
그녀는 씩씩거리면서 병실을 나서다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렸다.
“넌 너무 찌질해. 그래서 평생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는 거야!”
말을 마친 송이나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그 소리 때문인지 그녀의 말 때문인지 박도하의 심장이 움찔거렸다.
병실에 홀로 남은 박도하는 좀처럼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한참 후 휴대폰을 꺼내 정지민에게 전화를 한 통 걸었다.
“차윤서 과거를 싹 다 조사해봐.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낱낱이 조사해.”
다음 날 아침 김민규 일행이 병문안을 왔을 때 정지민도 모든 자료를 보내왔다.
서류를 한 장씩 펼칠 때마다 박도하의 얼굴이 점점 음침해졌다.
그녀에겐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남자친구 우하준이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 모두 그들 두 사람을 선남선녀 커플이라고 했다. 서로 알아가고 사랑한 지 13년이 되었고 결혼식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4년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둘의 운명이 엇갈렸다.
우하준은 그녀를 지키려고 그 교통사고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은 후 부모님은 아들의 생전 소원대로 심장을 기증했고 그때 마침 박도하가 본인에게 맞는 심장을 찾아서 성공적으로 살아났다. 바로 그해 차윤서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모든 실마리가 풀렸지만 그에게 심장을 기증해준 사람은 우하준이 아니었다. 전에 그녀가 기증자 이름을 물은 것은 아마도 사전에 오류가 생겨서 우하준의 심장을 기증받은 사람이 박도하라고 여겼나 보다.
어쩐지 갑자기 불쑥 나타나 미친 듯이 꽁무니를 쫓아다니더라니.
결혼한 뒤에도 그의 품에 누워서 심장 소리를 듣는 걸 가장 좋아하더라니.
기증자가 주씨 성이라고 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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