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문득 지난 추억이 뇌리를 스쳤다.
두 달 전 차윤서가 전화 와서 상의할 일이 있다고 했을 때 마침 교통사고를 당한 송이나와 함께 있느라 그녀를 찾아갈 시간이 없었다. 결국 박도하는 그녀 스스로 알아서 하면 된다고 당부했었다...
박도하는 안색이 확 일그러진 채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래서 이혼합의서에 언제 사인했는데?”
“두 달 전입니다.”
정지민의 대답은 그의 희망을 모조리 짓밟았다.
‘그때부터 이혼을 계획하고 있었던 거야?’
박도하는 마음이 복잡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다만 곰곰이 되새겨보면 그녀는 두 달 전부터 갑자기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때 송이나가 금방 귀국했고 박도하는 단지 차윤서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수혈을 한번 했을 뿐인데 고작 이 일로 이혼까지 결심한다고? 심지어 입원해 있는 한 달 동안 병문안도 안 올 정도로 매정하단 말인가?
박도하는 왠지 이 중에서 뭔가를 놓친 기분이 들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고 초조한 표정을 짓자 송이나는 단순히 차윤서한테 팽 당한 거라 여기며 가까이 다가가 위로했다.
“도하야, 윤서 씨가 주제 파악 못하는 건 네 잘못 아니야. 이런 일로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 심장도 나쁜데 자꾸 화내다가 병이 더 심해지면 어떡해?”
그저 위로의 말일 뿐이지만 이 한마디에 박도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날 수혈하러 갈 때 차윤서가 뜬금없이 이상한 질문을 했었다.
“물어볼 거 있어. 4년 전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잖아. 그 기증자 성함이 뭐였어?”
“성이 주 씨인 것만 알고 있어.”
“알았어. 고마워.”
“갑자기 그건 왜?”
“그냥 좀 확인하느라고.”
그날 그 장면이 가려진 안개를 걷어내듯 박도하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바로 그날부터 늘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서 자던 차윤서는 갑자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고 고분고분 말만 잘 듣던 그녀가 모든 제안을 거절하기 시작했다.
이혼을 결정한 것도 그때 그 시기였다.
“왜 그래, 도하야?”
박도하는 불현듯 침묵하며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 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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