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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장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다. 이운수는 잡아뗄 수밖에 없었다. “진짜로 미행한 적이 없어요.” 용재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관에 들어가야 정신을 차리겠네?” “때리려는 거예요? 나는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 격투기의 왕 용재혁이에요. 근거 없이 나를 때리면 고소할 거예요!” 하… 꽤 대단한 놈인데? 이다빈은 용재혁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갔다. “내가 할게.” 용재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다빈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운수를 바라봤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운수가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이 와도 소용없어요. 때려죽여도 나는 미행하지 않았으니까.” “급하지 않아. 때려죽이지도 않을 거고. 하나만 알려주고 싶어.” 이다빈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운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뭘요?” 이운수의 마음속에는 점점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한 가지 알려준다기보다는 분석에 가깝지. 네가 용재혁을 미행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용재혁에게는 또 다른 신분이 있어. 바로 이 교수님의 경호원이기도 해. 겉으로는 용재혁을 미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용재혁을 통해 이 교수를 찾고 싶을 가능성이 커.” 이 교수와 연루됐다는 말에 이운수는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니, 아니에요.” 이다빈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 말했다. “이 교수는 나노신소재를 막 연구했고 박선 재단과 협력하겠다고 선언했어. 내 추측에 너는 어느 재력가가 보낸 거야. 이 교수를 찾아가 강제로 협력하게 하려고.”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에서 질투가 나 이 교수를 살해하라 했는지도 모르고.” 이다빈이 한 이런저런 얘기에 이운수는 혼비백산했다. 이운수는 자신이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일 이다빈의 분석을 사람들이 믿는다면 바다에 뛰어들어도 이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운수는 더 이상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용재혁 대가를 미행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미행한 겁니다. 이 교수님을 간접적으로 해치려는 의도는 없어요!” 이다빈과 용재혁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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