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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이은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함이 서려 있었다. 복잡함 속에는 넘치는 실망감과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화가 난 이은영은 더 심하게 울었다. “경미야,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흑흑흑… 나는 그저 언니의 성적이 걱정되었을 뿐이야. 그날도 우연히 언니의 수험번호를 발견한 것이고...” “하하, 우연히 발견했는데 휴대폰으로 수험번호를 찍은 것은 무슨 속셈이야?” “나, 나는… 경미야, 너 진짜 너무해. 너무 실망스러워.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그래서 이 일을 너에게 말했던 것이고. 그런데 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회사를 아버지에게 준 일을 원망하고 우리 부모님이 망신당하는 것을 보고 싶어 일부러 대형 스크린에 화면을 띄웠어. 우리 부모님이 밉고 회사를 뺐고 싶어 하는 거 알아.” “미친! 이은영, 너 어떻게 이렇게 뻔뻔해!” 이경미는 참다못해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이은영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악… 내 머리! 아파.” 두 사람은 뒤엉켰고 이내 싸움이 붙었다. 이다빈은 두 짐승이 서로 물어뜯는 장면을 지켜보며 옆에 앉아 음료수를 천천히 들이마셨다.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 “미쳤어! 미쳤어! 대박!” 성도섭이 박현우의 사무실로 쏜살같이 뛰어 들어왔다. 박현우는 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미쳤어?” 성도섭은 물을 받아 꿀꺽꿀꺽 두 모금 마셨다. “깜짝 놀랄 소식이야!” “무슨 일인데? 왜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 박현우는 말을 마친 후 다시 일에 몰두했다. “오늘 수능 시험 나온 거 모르나 봐?”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박현우는 확실히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신경이 쓰였다. “너의 약혼녀가 시험을 어떻게 봤는지 알아?” “묻지 않았어.” 물어보면 어색할까 봐 일부러 묻지 않았다. 아무래도 평소 성적을 알고 있으니까... “그럴 줄 알았어. 네가 성적을 알았다면 지금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이다빈이 시험에서 몇 점을 맞았는지 한 번 맞춰 봐.” 박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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