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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다빈의 매서운 눈빛에 나효심은 깜짝 놀랐다. 그 순간 죽음의 공포감이 들었다. 이다빈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내 다시 가라앉혔다. “말 참 잘하시네요, 모르는 사람은 친어머니가 아니라 원수인 줄 알겠어요.” 나효심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이다빈에게 후한 대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다빈은 그들의 친딸이다. 근거 없는 말로 이다빈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나효심은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 오히려 불만을 터뜨렸다. “이다빈, 너도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 엄마는 그저 네가 혹시라도 사기를 당할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솔직히 말해 봐, 이 돈 어디서 난 거야?” “내가 번 거예요.” 이다빈은 군소리하기 귀찮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볼게요. 내일 수능 준비도 해야 해요.” 이다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던 나효심은 이경환을 보며 말했다. “이번 대학 입시에 삼류대학이라도 못 붙으면 어떡하죠? 친정 식구들을 볼 면목이 있겠어요?” 이경환도 덩달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답답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둘째, 셋째 집 식구들은 이 자리를 빌미로 분명 우리 가족들에게 야유를 퍼부을 거야.” 두 사람의 말에 이은영은 한 손으로는 나효심의 팔을, 다른 한 손으로는 이경환의 팔짱을 꼈다. “아빠, 엄마, 걱정하지 마. 언니가 삼류학교에는 꼭 합격할 거야. 엄마아빠 체면은 깎지 않을 거라고 믿어.” 겉으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다빈이 분명 0점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서주의 명문자제들에게 이다빈의 빛나는 성적을 알릴 것이다. 그러면 친자식이 아니더라도 나효심과 이경환은 그녀를 하나뿐인 딸로 여기게 된다. 이다빈 그 시골 촌뜨기를 이씨 집안에서 영원히 자리 잡지 못하게 할 것이다. ... 박유진과 유미는 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유미야, 알아보니 지 대가가 별장에 있대. 어르신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신 분이야. 유미야, 너도 다도를 좋아하니 이번에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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