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이다빈이 시험에서 0점을 안 받은 적이 있어? 영향을 미치면 설마 점수가 마이너스라도 된다는 뜻이야?”
성적 얘기가 나오자 이경환은 더욱 기가 막혔다.
“아빠, 내 체면을 봐서라도 화내지 마. 응? 언니가 며칠째 혼자 밖에 있었어. 생각해 보면 꽤 불쌍해. 겨우 집에 들어왔는데 이렇게 때리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말을 하던 이은영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픈 이경환은 이내 먼지떨이를 한쪽으로 내던졌다.
“휴, 은영아, 너는 마음이 왜 이렇게 여리고 착해. 매번 다빈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네가 대신 사과하고. 다빈이 좀 봐. 언제 한 번 너에게 신세 진 적이 있어?”
“괜찮아. 우리는 가족이잖아. 다빈이는 나의 언니고 나는 동생이니까 당연히 언니를 도와야지.”
나효심은 이은영을 끌어안았다. 눈에는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찼다.
“은영아, 너 이 녀석... 어째서 이렇게 마음이 아플 정도로 철이 든 거야.”
“엄마, 아빠가 나에게 잘해줘서 그렇지. 단지 내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난 게 아니어서 아쉬울 뿐이야.”
이은영의 말투에는 열등감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
이다빈은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
심리학을 전공한 최고의 대가인 이다빈은 한눈에 봐도 이은영이 전혀 슬퍼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허망한 눈빛, 팽팽한 입술,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코를 만지는 모습, 모든 디테일이 그녀가 연기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하필이면 나효심과 이경환 부부는 이런 그녀의 모습에 속아 넘어갔다.
정말 편애가 극에 달했다.
“착한 아이야, 너는 비록 우리 친딸은 아니지만 우리 마음속에 친딸보다 더 소중해.”
나효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맞아. 은영아, 누가 너더러 이씨 집안 아이가 아니라고 하면 내가 가서 따질 거야. 자, 이 카드 받아.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쓰고 울지 마.”
이경환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꺼내 이은영을 달랬다.
“하...”
이다빈의 불쾌한 목소리가 세 식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뜨렸다.
“이렇게 편애하면서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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