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장
벚꽃처럼 핑크색을 띤 입술은 촉촉해 보였다. 왠지 모르게 달콤한 맛을 상상하게 했다.
박현우의 목젖이 위아래로 심하게 굴렀다.
이때 이다빈이 눈을 번쩍 떴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
왠지 모를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감돌았다.
박현우는 홀린 듯 계속 다가갔다.
이 순간, 두 사람은 1cm 를 사이에 두고 코끝을 맞대고 있었다. 서로의 호흡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
“뭐해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이다빈은 뒤로 물러나더니 경계하는 표정으로 박현우를 바라봤다.
박현우는 넋이 나간 듯 무표정한 얼굴로 일어섰다.
“깨우려던 참이야. 여기에서 이렇게 자면 감기 걸려.”
이다빈은 남자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얼음 조각 같은 상대의 얼굴에서 그 어떤 속셈도 볼 수 없었다. 예전에 그녀를 대하던 박현우의 태도를 떠올리니 왠지 지금 이 행동이 과장되어 보였다.
이 부분은 굳이 그와 따질 필요가 없다.
바둑판 위에 아직 채 두지 못한 바둑을 보았다.
박현우는 상냥하게 말했다.
“미안. 수능이 코앞인 것을 깜빡하고 늦게까지 바둑을 두자고 했네. 먼저 자. 이 바둑은 이대로 두고. 대학 입시가 끝나면 다시 두자.”
“그러죠.”
이다빈은 대답한 후 방을 나갔다.
이다빈이 나간 방문을 바라보던 박현우는 왠지 모르게 허전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다빈이 방에 들어와 불을 켜자 창문 앞에 용재혁이 서 있었다.
입을 삐죽거리며 물었다.
“제멋대로 왔다 갔다 하지 마. 조심해, 박씨 집안에 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 만약 한밤중에 내 창문을 기어오르는 것을 들키면 그때는 우리 둘 다 끝장이야.”
“네가 한밤중에 돌아왔으니까 이런 거잖아.”
용재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박현우의 방에 왜 그렇게 오래 있었어?”
“바둑을 두느라.”
“지금까지 바둑 둔 거야?”
“네가 바둑을 몰라서 그래. 바둑은 일단 두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 꼭 마치 네가 갑자기 무술을 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그때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기억 안 나?”
“당연히 기억나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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