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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장

“오래 알고 지내온 이성 친구라 현우 씨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에요.” 이다빈이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을 보자 박현우는 활짝 미소를 보였다. “네가 진지하게 설명하는 게 마음에 들어.” 저녁 노래방 안. 박현우는 룸에서 <친구>를 부르고 있는 변수찬하고 용재혁을 보며 얼음조각처럼 생긴 얼굴에 몇 가닥의 균열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게다가 그들뿐만 아니라 임이준, 전지훈, 이은호, 주연희 그리고 최이나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단둘이 데이트하는 거 아니었어?” 박현우의 말투에는 원망이 서려 있었다. 이다빈은 방그레 미소를 지었다. “내가 언제 단둘이라고 했어요?” 박현우는 할 말을 잃었다. 정직한 모습으로 그 남자의 표정을 살피고 있는 이다빈은 보면 볼수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최이나는 슬며시 다가왔고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다빈아, 너는 용재혁 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 그 말을 닫자 이다빈은 즉시 흥미롭다는 미소를 지었다. “너 혹시 용재혁 좋아해?” “그런 거 아니야. 다빈이, 너 나빠. 자꾸 나 가지고 놀릴 거야.” 최이나는 얼굴을 가린 채 용재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다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 내가 두 사람을 맺어줄게.” “하지 마!” 최이나는 허겁지겁 이다빈을 소파로 다시 끌어당겨 앉혔다. “가뜩이나 요즘 답답해 죽겠는데 그러지 마.” “왜 그래? 무슨 일로 답답한데? 나한테 얘기해 봐.” 최이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기업에서 최근 신제품을 개발한 거 너도 알잖아. 원래는 대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려고 했는데 우리의 앙숙인 서씨 가문에서 뺏어갔지 뭐야.” “대성 그룹을 말하는 거야?” 이다빈은 그 이름이 귀에 익었었다. “맞아, 그 사람들이야.” 전에 T.F을 창업하던 초기에 대성 그룹과 연맹을 하려고 했었는데 그때의 대성 그룹은 T.F의 앞날이 창창할 것 같지 않다면서 대차게 거절했었다. 그러다 나중에 한 달 만에 T.F가 급성장을 하게 되자 대성 그룹은 자신들이 시야가 짧았다면서 엎드려 절하는 식으로 합작을 요청해 왔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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