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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장

“우빈아, 협박당한 거지? 괜찮아. 엄마가 있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해. 아무도 너 못 건드려!” 박우빈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풀이 죽은 얼굴로 정서연을 쳐다보았다. “엄마, 아무도 협박 안 했어요. 제가 제정신 아니었어요. 겁도 없이 감히 이다빈 씨를 넘보다니. 그리고 그런 추잡한 수단을 쓰지 말았어야 했어요.” 정서연은 후회하는 박우빈을 보며 표정이 멍해졌다. 그녀는 입을 쩍 벌리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정서연은 박우빈이 외국으로 보내지는 걸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저녁. 샤워를 마친 박현우는 마침 이다빈의 노크 소리를 들었다. “왜 아직도 안 잤어? 왜? 잠이 안 와?” 고요한 밤이라서 그런지,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유난히 듣기 좋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다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좀 걸을래요? 만약 피곤하다면…….” “아니. 와이프가 같이 산책하자는데, 피곤할 리가.” 박현우는 그가 말한 것처럼 정신이 멀쩡했다. 이다빈은 약간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우리 아직 결혼 안 했거든요. 와이프란 호칭, 좀 아니지 않아요?” 박현우는 웃으며 이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가자. 오늘 야경 괜찮네.” 박현우는 이렇게 말하며 이다빈에게 걸쳐줄 코트를 하나 가져왔다. “야경이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 이다빈은 자기 몸에 걸친 코트를 보며,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렇게 두 사람을 정원을 거닐며, 한마디씩 얘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잉어가 키워진 연못 앞에 도착해서야, 드디어 걸음을 멈추었다. 박현우는 이다빈에게 고기밥을 건네며 말했다. “먹일래?” “네.” 이다빈은 고기밥을 몇 번 던지더니, 고개를 돌리고 박현우를 쳐다보았다. “미안해요. 저 때문에 그쪽 집안 분위기를 이상하게 해서.” “자책하지 마. 어차피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 박우빈은 이 말을 할 때, 그저 이다빈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말은 그렇지만, 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쪽 동생이 외국으로 보내지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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