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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장

“이다빈, 연기 그만해. 저번에도 체면을 세우려고 이 남자를 불렀잖아. 근데 또 부른 거야? 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 그나저나 참 잘생겼네. 설마 어느 클럽의 호스트는 아니겠지? 너도 참 대단하네. 늙은이한테 스폰받은 돈으로 호스트나 부르고. 그리고 뭐? 오늘 네가 쏘겠다고? 역겹지도 않아? 너 같은 사람은 평생 우리 반장이랑 비교가 안 돼. 우리 반장, 비록 안 좋은 일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서주 대학에 붙은 사람이야. 시연이의 능력으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서범준보다 더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이 말을 들은 오시연은 식은땀이 비 오듯이 흘러내렸다. 이미 박현우의 신분을 눈치챈 오시연은 김민하의 말이 자신을 지옥으로 떠미는 저주처럼 들렸다.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오시연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박현우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시연과 김민하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박현우의 시선에 마치 지옥이라도 본 것처럼 놀라서 몸서리를 쳤다. 이다빈은 박현우의 손등을 다독이며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손등에서 전해져 오는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에 박현우 주위를 감돌던 살기가 순간 사라졌다. 변화는 아주 순식간이었다. 마치 방금 느낀 한기가 착각인 것처럼. 이다빈은 어두운 눈빛으로 김민하를 쳐다보았다. “난 증거 없이 남을 모함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 내 돈이 그렇게 역겨우면, 네 몫은 네가 내.” 김민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다빈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순간 후회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다빈이 계산한 다음에 말할걸!’ “그리고 너.” 이다빈은 오시연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너도 네가 내.” 그러자 오시연은 김민하가 더더욱 원망스러워졌다. 일 인당 거의 4백만 원이 되는 밥값이었다! 동창회는 계속 진행 중이었다. 수학 선생님은 술잔을 들고 이다빈에게 걸어왔다. “다빈아, 좀 늦었긴 했지만, 네가 이해할 거라고 믿어. 여기서 네가 서주시 일등이란 성적으로 서주 대학에 붙은 걸 축하한다. 선생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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