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장
”그나저나,”
박현우는 순간 웃음기 사라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불쾌하네. 네가 전지훈 때문에 다쳤다니.”
이다빈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답했다.
“그럼 다음엔 당신 때문에 다쳐볼까요? 그러면 좀 마음이 편하겠어요?”
“아니.”
박현우는 미간을 세게 찌푸린 채, 단호하게 말했다.
“나 때문에 다치는 거, 용납 못 해!”
이다빈의 평온하던 마음에 돌이 던져졌다.
‘쿵.’
이다빈은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박현우는 웃으며 기고만장한 눈빛으로 이다빈을 살폈다.
“역시 내 약혼녀야. 너무 다재다능해. 나 너무 궁금해. 너에게 또 어떤 표정들이 있는지를 말이야. 하나하나 다 보고 싶네.”
이다빈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박현우를 바라보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듣자 하니 성도섭이 네 오랜 팬이라고 하던데. 네가 바로 카레이서의 신 역풍인 걸 알게 되면 아마 미쳐버릴걸.”
박현우는 혼잣말하듯 말했다.
그때, 배민혁이 문혜란을 부축한 채 다가왔다.
“할머니를 모시고 아까 거기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할머니 다리도 불편한데 왜 여기까지 모시고 왔어?”
배민혁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민혁이 탓이 아니다. 내가 오자고 했어.”
문혜란은 환한 얼굴로 이다빈과 박현우를 바라보았다.
“내 손주며느리 될 사람을 보러 왔는데 안 돼?”
“어르신, 안녕하세요.”
이다빈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이고, 너는 현우의 약혼녀가 아니니? 그러면 할머니라고 불러. 남처럼 어르신이라고 부르지 말고.”
“저랑 현우 씨는.”
이다빈은 문혜란에게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박현우가 막았다.
“할머니 말이 맞아요. 다빈아, 얼른 할머니라고 불러.”
‘다빈아?’
이다빈은 박현우의 부름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이어서 이다빈은 문혜란의 다리에 시선을 옮겼다.
안 그래도 문혜란의 안색은 좋아보이지 않았다.
이다빈은 박현우가 조금 전 왜 말을 잘랐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할머니.”
“그래,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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