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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장

그렇게 점장이 가슴을 졸이고 있을 때, 전지훈에게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가게에 이다빈이라는 사람 있어?” 전지훈이 물었다. 점장은 이다빈을 슬쩍 쳐다봤다. 그녀는 조금 전 정다희가 이다빈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었다. 전지훈이 직접 전화를 걸어온걸 보면, 설마… “네, 계십니다.” “잔말말고 가게의 옷을 그녀가 마음대로 가져가게 해. 돈은 받지 말고. 걱정하지 마. 다 네 실적에 넣을 테니까.” 전지훈의 말에 깜짝 놀란 점장은 다급히 전화를 끊고 경직된 얼굴로 이다빈을 바라보았다. “아, 아가씨. 이 옷은 지금 포장해 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정다희와 최이나는 모두 어리둥절했다. “네, 그러세요.” 이다빈은 점장에게 옷을 건네준 후 최이나에게 말을 걸었다. “옷을 계속 골라봐.” “다… 다빈아, 어떻게 된 일이야?” 최이나는 한참 만에야 정신을 되찾고 물었다. 그러자 이다빈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방금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 그 말에 최이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누구란 거지? 본사의 협력업체인 정씨 가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인가? 정다희는 점장이 옷을 포장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구 마음대로 옷을 포장하는 거예요? 우리 가문은 본사의 협력업체입니다. 제가 그 옷을 마음에 들어했으니 당신은 꼭 저한테 팔아야 해요.” 그러자 점장은 정다희에게 예의 바르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이 옷은 아가씨에게 팔 수 없습니다.” 최이나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정다희가 잔뜩 기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니 속으로 상당히 즐거워했다. “정다희, 여기에서 소란을 피우지 마. 직원이 너한테 옷을 팔지 않겠다는데 네가 무슨 수로 살 수 있겠어?” 최이나는 일부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 바람에 순식간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어쨌든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었다. 정다희는 화가 나 얼굴이 붉어졌다. 한편, 옷을 다 포장한 점장은 이다빈에게 건네주었다. “아가씨, 옷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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