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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할아버지, 전 동의하지 않아요.” 박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다음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 “네가 동의하지 않아도 무슨 쓸데가 있어? 다빈이는 이미 결심했어. 만약 네가 계속 붙잡고 늘어진다면 두 사람 사이는 더욱 굳어질 거야.” “어떻게 말하든지 전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건 내가 결정해. 오늘부터 너희 둘은 더 이상 약혼한 사이가 아니야. 그리고, 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이 집에도 머물지 말고 회사에 나오지도 마. 앞으로 다빈이 뒤만 졸졸 쫓아다녀. 다빈이가 어딜 가면 너도 어딜 가고. 밥 먹을 돈도 없으면 다빈이한테 의지하도록 해. 다빈이는 너를 먹여살릴 능력이 있으니까. 다빈이가 너를 받아들이려고 할때, 그때 다시 돌아와.” 그 말에 박현우는 두 눈을 반짝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배민혁을 쳐다봤다. “아버지한테 전해. 할아버지께서 나를 해고하셨다고. 그러니 앞으로 회사는 아버지가 대신 좀 맡아달라고 해.” 말을 마치고, 그는 집사에게 눈길을 돌렸다. “가서 제 짐 좀 챙겨주세요. 다빈이를 따라갈 겁니다.” 그 말에 이다빈은 어이가 없었다.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제 좀 그만할 수 없나?’ “전 저를 따라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는데요?” “괜찮아. 네가 나를 방에 들여보내지 않는다면 난 그냥 문 앞에서 잘게. 어차피 할아버지께서 나를 내쫓았으니 지낼 곳도 없어.” 박현우는 마치 그녀를 잡아먹을 것처럼 말했다. “그래, 박현우. 이제부터 다빈이를 따라다니도록 해. 네 카드도 다 없애버릴거야. 다빈이가 네게 밥을 주지 않는다면 그냥 굶어.” 박호국이 말했다. 그 말에 이다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이다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그럼 아주 잠시만 더 머물게요. 이제 적절한 곳을 찾으면 나가겠습니다. 이건 제 마지막 양보입니다.” 그녀의 말에 박호국과 박현우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웅웅.” 그때, 휴대폰 벨이 울렸다. 최이나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여보세요?” “이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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