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그녀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의아한 표정을 짓던 안우진이 차분하게 물었다. “그건 왜요? 어떻게 아셨어요?” 안우진에게 알려줘도 별문제가 없을 거라는 판단하에 여지안은 오늘 있었던 일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오늘 면접 때 심사연이라는 여자가 나타나서 안서진 씨한테 형부라고 불렀는데 서진 씨가 크게 반응하더라고요.” 심사연... “큰형 예전에 여자 친구 있었어요. 이름은 심지윤, 심사연 씨는 심지윤 씨 동생이에요.” 안우진이 눈썹을 들썩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왜 헤어졌어요?”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이어서 물음을 던졌다. 안우진은 좌우를 은밀히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 “심지윤 씨가 사랑보다 꿈을 선택했거든요. 국내에 머무르기보다 외국에 가서 꿈을 펼치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큰형은 그걸 원치 않았죠. 심지윤 씨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 이후로 큰형은 새 여자 친구를 만들지도 않았고.” 자초지종을 알게 되자 여지안은 마음이 공허해졌다. “그럼 안서진 씨가 그 여자를 아주 많이 좋아했겠네요?” 안우진은 차마 부인하지 못하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요. 많이 좋아했죠. 안 좋아했으면 그렇게 오랫동안 연애하지도 않았겠죠. 그때의 큰형은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었지만 항상 웃음이 입에 걸려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는 씁쓸한 표정의 여지안을 보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여지안 씨가 큰형한테 마음이 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이건 과거잖아요. 과거를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큰형한테 안서진 씨는 특별한 사람이에요. 안서진 씨가 큰형의 마음...” 안우진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여지안이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잘 알아들었어요.” 그렇게 좋아했는데 다른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어디 있겠어. 아니지. 만약 그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걸 알았다면 안서진을 좋아하게 될 일도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층의 방으로 올라갔다.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여전히 심란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그녀는 뭐에 홀린 듯 노트북을 열고 안서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