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경찰관은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지안 씨, 오늘 오해해서 미안해요. 제가 사람을 시켜 집까지 데려다주죠.” 여지안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 혼자 돌아가면 돼요." 경찰관도 더 고집부리지 않고 사람을 시켜 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여지안이 막 문을 나서자 안서진과 안항진이 초조하게 달려왔다. 여지안이 조금도 다치지 않은 것을 본 안서진이 한숨을 돌렸고, 안항진은 곧바로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짚은 채 물었다. "여지안 씨, 무슨 일이에요?" 여지안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임여울을 만났는데, 그녀가 나를 모함하려다가 자기가 당한 상황이에요.” "임여울, 그 여자 이름은 나도 들어봤어요.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닌데, 당신은 어떻게 그녀를 처리했어요?" 흥미를 느낀 안항진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여지안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가 나를 때리려 했고 내게 떠밀려 넘어졌어요. 그 뒤에 그녀가 내가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모함했어요. 그런데 내가 아까 촬영할 때 내 목소리가 어떤지 듣고 싶어서 휴대폰 녹음 기능을 열어둔 채로 줄곧 끄지 않았는데, 마침 그녀가 독설을 퍼부은 부분이 녹음됐어요." 안서진은 여지안이 총명하니 분명 자기를 지킬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임여울이 언급되자 그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일찍이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았어요?” 그는 임여울이 회사를 나가던 날, 그녀를 채용하는 회사는 안성 그룹을 적으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다른 회사에 알리게 했었다. ‘그 여자가 아직도 단념하지 않고 이 도시에 남아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그랬죠. 그런데 임여울이 굳이 나와 일을 벌렸어요." 여지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마도 내게 원한을 품고 있었나 봐요.” 안서진은 어두원진 눈빛을 한 채 이번에는 그 여자를 잘 처리해서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안항진은 그녀에게 아무 일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했다. "그럼, 오늘 촬영은 일단 여기서 중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