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여지안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녀가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매우 가소롭다고 느꼈다.
진작에 이성을 잃은 방지아는 입에서 나오는 말을 가리지 않았다.
"허튼소리 하지 마요. 서진이는 약에 당한 상태인데, 어찌 그쪽이랑 서로가 원해서 할 수 있겠어요!"
여지안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이 여자가 꾸민 짓이군.’
"저는 그가 약에 당했다고 말한 적 없는데, 그쪽은 어떻게 알았어요, 방지아 씨?" 여지안이 조롱기 섞인 눈빛으로 물었다.
"설마, 방지아 씨가 직접 약을 탄 것은 아니겠죠?"
방지아는 완전 후회스러웠다.
‘또 이 여자에게 속았어!’
그녀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무도 듣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는 계속 악랄하게 협박했다.
"어쨌든, 경고하건대, 제 서진 씨에게 손댈 생각일랑 하지 말아요!"
"방지아 씨는 자기 능력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저를 어찌할 수 있을지는 방지아 씨의 능력에 달려 있어요."
여지안은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더니 이미 살짝 미친 것 같은 이 여자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퇴근한 여지안은 안서진과 함께 돌아가고 싶지 않아 혼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안항진이 식사 자리에서 자기가 내일 신곡 뮤직비디오를 녹음한다고 흘러가듯 말했다. 안해천은 이것이 두 사람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여지안더러 함께 따라가라고 했다.
"아버지, 저 여자더러 같이 가라고 하는 것은 순전히 민폐를 끼치는 거예요."
안명진은 지난번의 납치 사건을 겪고 난 뒤, 여지안을 줄곧 골칫덩어리로 생각했다.
여지안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일부러 그와 반대로 말했다.
"그래요. 내일 가볼게요."
안명진은 잔뜩 화가 나서 그저 칼처럼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매섭게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자리에서 일러난 여지안은 안항진과 함께 촬영장으로 향했다.
신곡 뮤직비디오는 부드럽고도 은은한 발라드곡이라 현재 대중의 구미에 아주 잘 맞았다. 여지안은 앞부분만 들어보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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