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안서진을 바라보는 여지안의 얼굴에 짓궂은 장난기가 가득했다.
곧이어 안서진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반 달 치 임금 삭감입니다.”
“...”
한동안 말문이 박혔던 여지안은 선물함을 안아들고 쿵쾅거리며 사무실을 나갔다. 나가기 전 매서운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지아는 품에 커다란 선물함을 들고 대표의 사무실에서 나오는 여지안의 모습에 배알이 뒤틀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질투에 잠식당할 만큼.
뻔뻔한 불여우 같으니라고!
저녁. 여지안은 드레스로 갈아입기 위해 선물함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크업 수정을 핑계로 방지아가 따라 들어왔다.
워낙 귀여운 생김새에 연한 핑크색의 드레스까지 입은 방지아는 유난히 인상이 부드러워 보였다.
그녀는 적나라한 시선으로 여지안을 흘겨보았다. 지난날의 가식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지금 이 시각 그녀를 지배하는 건 오직 질투라는 감정뿐이었다.
“여지안 씨, 경고하는데 서진이한테 딴 맘 품지 마요. 아니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제가 무슨 마음을 품든 그게 방지아 씨와 무슨 상관이죠?”
여지안은 앞머리를 정리하며 시니컬한 말투로 물었다.
“여지안 씨, 저 서진이랑 어릴 적부터 함께 같이 자랐어요.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당신이 끼어들 틈 따위 없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기 전에 알아서 나가떨어지라고요.”
방지아는 그녀의 고집스러운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독한 말도 여지안을 흔들리게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함께 자랐는데도 안서진 씨는 방지아 씨를 좋아하지 않던데요? 쯧쯧. 이제 눈치챌 때도 됐는데.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건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말싸움에서 계속 밀리자 방지아는 비명을 빽 내지르며 얼굴을 붉혔다.
“안서진 씨가 방지아 씨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방지아 씨, 안서진 씨가 당신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티를 낸 적이 있어요?”
여지안의 질문은 그녀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