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형!!”
울분에 찬 안명진이 고함을 내질렀다. 그렇다고 감히 혼자의 힘으로 안성 그룹을 일으켜 세운 안서진에게 반박할 깜냥은 되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조용히 불끈 주먹을 말아 쥐는 것뿐.
“제가 안성 그룹에 출근하는 게 싫으신 가 봐요.”
“당신이 우리 아버지를 무슨 수로 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출근? 분명 사고나 치겠죠.”
불쾌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를 바라보는 여지안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했다.
“아까 함부로 사람 판단하지 말라는 아저씨 말씀 못 들으셨어요?”
억지 부릴 줄 밖에 모르는 안명진과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었던 그녀는 차라리 대화를 포기했다.
어차피 출근은 기정사실이었기에 안명진이 그것에 아무리 불만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별 수 있나. 사실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소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튿날 아침, 안서진이 여지안의 방문을 두드리며 함께 출근하자고 했다.
첫 출근을 한 여지안은 사장 안서진의 입김으로 디자인 팀의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녀는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주위의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기 무섭게 한 무더기의 서류들이 그녀의 책상에 쿵 내려앉았다.
“오늘 그쪽이 처리해야 할 업무에요. 열두시까지 정리해서 저한테 메일 보내요. 낙하산은 게으름 피워도 된다는 생각 말... 여지안?”
속사포 랩을 쏟아내던 여자의 목소리가 딱 멈추었다. 예쁘장하고 익숙한 얼굴에 임여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오랜만이네. 임여울.”
여지안 역시 이 여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임여울은 몰래 짝사랑하는 남자가 여지안을 좋아하자 교장 딸이라는 신분을 무기 삼아 여지안을 반복적으로 괴롭혔고 두 사람은 이 일로 인해 대판 싸우기도 했다.
결국 학교에서 퇴학 당한 여지안이 외국에서 복수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것이고.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놀라운 우연이었다.
지금의 여지안은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고집스러운 눈빛은 여전히 재수 없었지만.
여지안의 입가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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