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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안명진, 일단 신고부터 하고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 안서진의 머릿속에 별안간 그날 밤 바에서 여지안이 깔끔하게 술병을 들어 남자의 머리를 향해 내려치던 광경이 떠올라 순간 마음이 평온을 되찾았다. 적어도 그녀는 자신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다. “알겠어, 형.” 안명진은 자신의 형의 거침없는 일 처리 방식을 잘 알고 있어 비록 여지안이 귀찮게 일을 만드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달려나갔다. 안서진은 차를 운전해 학교에 도착했고 학교 및 학교 근처의 CCTV를 확인하다 끝내 오후 5시에 CCTV에서 여지안의 모습을 발견했다. 매점에 들어갔던 그녀는 검은 비닐 봉투를 들고 나온 뒤 공중 화장실로 향했다. 그런 그녀의 뒤를 한 파란색 옷차림의 남자가 뒤 따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여지안이 마지막으로 사라진 곳은 바로 공중화장실이라는 뜻이었다. 표정이 굳은 그는 곧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다. 이미 오후 6시가 된 데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 몹시 적어 안서진 일행이 가까이 다가가자 안쪽에서 여자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하하하하, 왜 반항 안 해? 아까는 엄청 대단했었잖아. 계속 때려 봐. 뻔뻔한 년, 감히 항진 오빠를 유혹하다니, 그 입을 찢어버릴 거야!” 안서진은 안항진이라는 이름을 듣자 안에 있는 여자는 안항진의 사생팬일 거라고 확신햇다. “윽….” 안에서 여자의 나약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들었을 때 안에는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총 셋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속으로 진정했다. “곧바로 들어가.” 명령을 받은 경호원은 곧바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여자의 웃음소리가 별안간 멈추더니 문 앞에 있는 안서진을 보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넌 또 뭔데, 감히 내 일을 방해하는 거야?” 안서진은 그들을 훑어보며 버럭 화를 냈다. “안씨 가문이 지키고 있는 사람을 감히 건드려?” 눈앞의 기세가 남다른 남자를 보자 뒤에 있던 졸개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사람… 안씨 가문의 첫째 도련님 안서진인 것 같아!” 뉴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그를 알아봤다. 그의 뒤에는 경호원들이 따르고 있었다. 하나같이 체구가 건장하고 우람했지만 그에 비해 두 졸개는 햇병아리마냥 보잘 것 없어 보였다. 안서진이 손을 들자 옆에 있던 비서는 곧바로 그 뜻을 헤아려 곧장 그들을 제압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눈에 광기가 돌던 여자는 그 광경을 보자 번뜩 정신을 차렸다. 일시적인 충동으로 여지안을 납치하긴 했지만 그 대가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일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죄송해요, 도련님. 저… 그냥 충동적으로….” 안서진의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냉담했다.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겁니다.” 졸개들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저희가 보는 눈이 없어 몰라뵈고 아가씨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한 번만 봐주세요.” “그런 말은 경찰에게나 하시죠.” 안서진은 그들의 애원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여지안을 안아들었다. 경찰차 사이렌이 울리고 얌전히 바닥에 주저앉은 그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경찰이 세 사람을 데리고 떠나자 현장에는 황급히 달려온 안명진과 여지안을 안고 있는 안서진 뿐이었다. “정말 귀찮게도 구네. 이쯤 되면 우리가 편하게 지내지 못하게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니까?” 안명진은 이제 돌아가면 안해천에게 한바탕 혼이 날 걸 생각하니 속에서 열불이 터져나왔다. “안명진, 그만 해. 우선 병원부터 데려가자.” “갈 거면 형이나 가, 난 싫어!” 그 말만 내던진 채 안명진은 씩씩대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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