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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돈 자랑

원아는 주희진의 탄식 소리를 들으며 무슨 말을 하기 어려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임영은이 오늘 하인성을 데려온다는 걸 알았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임문정은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주희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마음이 괴로웠다. “여보, 나는 우리가 영은이에게 매우 미안해야 한다고 생각해.” 주희진은 영은도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 자기들이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만약, 더 일찍 영은에게 좋은 남자를 찾아주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임문정은 주희진의 손등을 주무르며 복잡한 얼굴이었다. 아내가 이렇게 임영은을 생각하고 있는데, 언젠가 그녀가 한 일들을 알게 되면 얼마나 괴로울까? 거실은 조용했다. 원아는 부모님이 임영은의 일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었다. 임영은은 임문정 부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도 그것을 소중히 여길 줄 몰랐다. 원아는 주희진이 임영은의 결혼 문제로 마음 상해하는 것을 보면서 신경 쓸 가치가 없다고 느꼈다. 임영은은 그다지 고마워하지 않을 게 뻔했다! 그때, 일하는 아주머니가 차를 더 내왔다. “작은 아가씨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세 사람은 그 말에 입구를 바라보았다. 곧 여름에 들어서는데도 임영은은 품이 넉넉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 보지 못한 사이에 그녀의 얼굴은 더욱 둥글고 윤기가 났다. 보면 볼수록 임신이 확실했다. 그녀는 하인성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섰다. “아빠, 엄마. 저 왔어요. 언니는 무슨 일이에요?” 영은은 웃으며 인사하다가 원아를 보자 순간 긴장했다. 처음에 하인성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영은은 그의 팔을 더욱 힘주어 잡았다. “주말이니 부모님을 뵈러 왔지. 헨리야, 인사해.” 원아가 헨리를 바라봤다. 헨리도 영은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엄마 말을 잘 들었다. 그는 대나무 잠자리를 가지고 놀면서 인사했다. “이모, 안녕하세요.” 영은은 선글라스를 벗고 하인성의 손을 잡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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