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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박석현의 사과

“피곤하면 빨리 자. 만약 내가 목욕을 다 했는데도 당신이 아직 자고 있지 않으면 그때는…….” 소남은 입술로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건드리며 음흉하게 웃었다. 원아는 얼굴이 약간 붉어지며 이불을 덮었다. “나 먼저 잘게요. 잘 자요.”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소남이 일부러 장난치는 것을 외면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원아의 붉은 입술을 문지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겁쟁이.” 원아는 얼굴을 붉히고 몸을 옆으로 돌려 그가 자신을 더 이상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잠옷은 욕실에 걸어 놨으니 빨리 목욕하러 가요.” “그래.” 그는 원아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 후, 물소리가 들려왔다. 원아는 순간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머리 맡에 있는 휴대폰을 들고 이연에게 문자를 보낸 후, 곧 잠들었다. 이튿날, 원아는 회사로 돌아와 회의를 한 후. 다음 분기 회사의 성장을 위한 계획을 짤 생각이었다. 회의가 절반쯤 진행됐을 무렵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며 데스크 직원이 들어왔다. “사장님, 밖에 박씨 성을 가진 남자 분이 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응접실로 모셔다 드리세요.” 원아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녀는 언젠가 박석현이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조급해하며 애달아 할 줄은 몰랐다. 소남의 예상대로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 그는 오늘 박석현이 화천건축설계사무소로 찾아올 것이라고 했었다. 원아 생각으로는 박석현이 도저히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을 때, 그때야 비로소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네.” 직원은 문을 닫고 나가 원아의 지시대로 그를 응접실로 모신 후 커피를 대접했다. 원아는 하던 회의를 계속했고 약 1시간 후에야 회의가 끝났다. 직원들이 모두 회의실을 나가자 이연이 다가와 물었다. “원아, 박석현이 그냥 갔을까?” 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5시간 동안 회의를 한다고 해도 그는 가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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