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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우리가 함께 사업할 이유는 없는 것 같군요

하지윤은 어이가 없었다. ‘박석현이란 자, 생각이란 게 있기는 해? 변호사에게 뇌물을 주면 뇌물공여죄로 고소를 당할 게 뻔한데!’ ‘이문기란 자에게 과연 뇌물이 먹힐까?’ “제가 변호사 한 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문소남과 원아가 정말 고소를 하면 이 사람을 찾으세요.” 하지윤은 펜을 꺼내 서선미의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A시의 유명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문기 변호사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서선미 밖에 없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박석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선미의 연락처를 받아 들었다. 하지윤은 근심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번에 전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원아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박 사장님, 안심하세요. 서선미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와는 달라요. 이분이 맡은 사건은 거의 대부분 이겼어요. 다만…….” “다만, 뭡니까?” 그는 별 것 아닌 말에도 깜짝 깜짝 놀랐다. “서선미 변호사는 함부로 사건을 맡지 않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상대방의 변호사가 이문기라는 것을 알면 반드시 사건을 맡을 거예요.” 박석현은 살찐 턱을 치켜 올리며 궁금한 듯 물었다. “그 이유가 뭐죠? 둘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는 건가?” 하지윤은 그와 쓸데없이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서선미 변호사가 박 사장님을 도와 소송에서 이기면 되지 않나요? 박 사장님, 전 다른 일이 있어서 가 봐야겠어요. 사장님은 더 노시다 가셔도 돼요. 계산은 제가 나가면서 하겠습니다. 조금 전 그 아가씨들은 다시 불러드릴까요?” 박석현은 이미 흥이 사라졌다. 지금은 서선미에게 연락해 사건을 잘 해결하고 싶은 마음 밖에 없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커다란 배가 출렁였다. “아닙니다. 하 사장님은 제게 너무 큰 폐를 끼쳤습니다. 우리가 함께 사업할 이유는 없는 것 같군요.” 그는 오늘 밤에 일어난 모두 일은 다 하지윤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의 회사가 고의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면, 그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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