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0화 문소남은 매우 불쾌하다
다른 곳.
송현욱이 이연을 데리고 떠난 후, 원아는 좋은 말로 박석현을 달랬다. 그리고 다시 좋은 자리를 만들어서 초대할 테니 그때 꼭 다시 만나자고 부탁했다.
박석현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체면이 다 망가지지는 않았기에 수긍했다.
원아는 그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알고 호텔에서 좋은 술 두 병을 사서 그를 배웅할 때 주었다. 그러자, 그의 화가 조금 누그러졌다.
원아는 그가 비서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연거푸 한숨을 내쉬던 원아는 술을 마셔서 운전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불렀다.
집에 돌아간 그녀는 거실에 들어서자 소남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여보?”
원아는 자신을 기다리는 그를 보는 순간 모든 화가 싹 사라졌다.
지금은 사업 생각이 아닌, 소남에게 기대어 쉬고 싶었다.
“이리 와서 앉아.”
소남은 옆자리를 가리키며 탁자 위의 찻잔을 들었다.
원아는 그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았다.
소남은 아내의 몸에서 알코올 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 찻잔을 건넸다.
“이것 좀 마셔 봐.”
원아는 달콤한 꿀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꿀차가 그녀의 위를 달래 주는 것 같았다.
“고마워요.”
그녀는 꿀물을 쭈욱 들이켰다.
차의 온도가 적당한 것으로 보아 소남이 시간을 계산하여 준비한 것 같았다.
따뜻한 차가 식도를 미끄러져 위에 들어가니 괴로움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원아는 찻잔을 내려놓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소남의 깊은 두 눈을 바라보았다.
술을 마셔서 어지러웠던 까닭에 그의 눈에 수많은 별들이 보였다.
“여보,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정말 좋아요.”
소남은 아내의 새빨간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약간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오늘 접대 자리는 어떻게 됐어?”
소남이 원아의 부드러운 손을 쥐자 약지에 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불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의 물음에 원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잘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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