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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예쁜 공주

호수 근처에는 야생화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 예쁜 것을 좋아하는 원원은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마음이 설렜다. “그래.” 원아는 손에 들고 있던 마지막 사과 한 조각을 헨리에게 주었다. 그녀는 맛있게 먹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휴지를 꺼내 손을 닦았다. “헨리, 우리도 누나와 함께 꽃 보러 갈까?” 헨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여자애들이나 하는 일이에요.” 원아는 난감한 얼굴이었다. 원원이 혼자 가게 하는 건 안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헨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남과 훈아가 사라진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 난 물고기를 보러 가고 싶어요.” 원아는 웃으며 헨리의 손을 잡고 소남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아빠, 나도 물고기 구경할래요!” 헨리는 눈을 깜빡이며 아빠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 낚싯바늘에 미끼를 끼우던 소남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낚싯대를 한쪽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헨리를 안아 올려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래. 하지만 떠들면 안 돼.” 소남이 당부했다. “왜 떠들면 안 돼요?” “그러면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훈아가 아빠 대신 대답했다. 그는 어수룩한 동생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유전자가 잘못된 거 아닐까?’ 헨리는 형의 말에 손으로 입을 막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원아는 헨리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헨리야, 여기 가만히 있어야 해. 엄마는 누나랑 근처를 좀 걷다 올게.” “네, 엄마!” 헨리는 잠깐 망설이더니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원아는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남은 원아를 보며 신신당부했다. “너무 멀리 가지 마.” “알았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난 어린애가 아니에요.” 원아는 웃으며 원원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호수 근처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여기저기 들꽃도 피어 있었다. 원원은 웅크리고 앉아 들꽃을 구경했다. 원아는 그런 딸 아이를 옆에서 지켜보았다. 원원은 하얀 치마를 입고 긴 머리에는 나비 큐빅 머리핀을 꽂고 있어 마치 님프처럼 보였다. 원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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