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누가 보면 당신이 내 아이의 엄마인 줄 알겠어
문소남은 좀 전까지 다른 생각을 하느라, 아이와 놀아주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딸 옆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틀림없이 원아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원아가 와서 문소남을 노려보더니, 쪼그려 앉아 아이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원원이가 다시 원아에게 안겨 엎드렸다.
원아는 아이를 안아 달래며 돌아서다가, 문소남의 복잡한 눈빛과 마주치자,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아이와 놀아줄 줄 모르면 다른 일을 하는 게 좋겠어요.”
두 아이는 그녀의 아이와 거의 같은 나이다.
원아는 자신의 아이도 지금 아빠에게 이런 대우를 받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문소남은 침착한 표정으로 옆에 서서 원아와 닮은 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멍하니 한마디 했다.
“누가 당신한테 아빠 노릇 하는 방법 가르칠 자격을 줬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당신이 내 아이의 엄마인 줄 알겠네.”
“…….” 할 말을 잃은 원아가 남자에게 등을 돌리고, 아이를 안은 채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저녁 식사 시간.
두 노인이 상석에 앉았고, 장인숙도 자리에 함께 했다. 문소남은 오른쪽 첫 번째 자리에 앉았고, 두 아이는 아들, 딸 모두 원아에게 바싹 붙어 앉아 있었다.
아이들은 아빠의 체면을 생각해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문훈아는 손을 뻗어 갈비 한 조각을 집더니, 젓가락을 떨며 가져다가 간신히 원아의 그릇에 넣었다.
“아줌마 이거 드세요.” 아이가 생글생글 웃는 게 마치 아들이 엄마를 대하는 것 같았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문소남은 스스로 갈비 한 덩이를 집어 그릇에 넣었으나, 먹지는 않았다.
“소남아!” 문 어르신이 심기 불편한 목소리로 큰손자의 이름을 불렀다.
문소남은 서른이 다 되어가지만 할아버지 앞에서는 영원히 손자일 수밖에 없다. 그는 할아버지의 호통이 무슨 뜻인지 안다.
원아가 걱정하던 일이 찾아왔다.
문소남은 갈비 한 조각을 집어 원아의 그릇에 담아 주었고, 심지어 다른 조각을 집어 줄 때는 세심하게 뼈를 발라내고 불 맛이 일품인 고기만 넘겨 주었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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