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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원아, 장씨 집안 도련님과 사랑에 빠지다

원아는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카트를 밀고 왔다. 민석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뒤따르고 있었다. 원아는 한숨을 쉬었다. 이런 민석의 태도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비교적 늦은 시간이라 마트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카트를 민석에게 밀었다. “민석 씨가 이것 좀 밀어주세요.” “네, 사모님.” 민석은 카트를 건네받았다. 원아는 채소와 고기 그리고 과일 등 아이들을 위해 이것저것을 골랐다. 카트가 넘치도록 가득 쌓이자 원아는 그제야 만족한 듯 말했다. “이제 계산하러 가요.” “네, 사모님.” 민석은 카트를 밀고 계산대로 갔다. 그곳 역시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원아는 계산대 중 한 곳을 골라 섰다. 민석은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카트에 물건이 아주 많은 것을 본 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여기는 안익준 대표님 회사 산하의 마트예요. 제가 안 대표님께 연락해 드릴까요?” 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도 몇 명 없는데 그냥 기다려요.” 장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트를 잡은 채 줄을 섰다. 앞에 서 있던 중년 아줌마 둘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들었어? 그 T그룹 회장 마누라 얘기 말이야.” 한 아줌마가 말했다. “이미 소문이 다 퍼졌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다른 아줌마가 대답했다. 원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마트 계산대에서 자신의 얘기를 듣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그녀는 모자를 더욱 깊이 눌러썼다. “그 여자는 정말 악독한 여자야. 임산부를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 그 여자를 숨기고 있다잖아. 정말 재수도 없지. 아이도 잃고, 아이 엄마까지 사라지다니.” “그러게 말이야. 뉴스를 보니까 임산부를 납치했나 봐. 설마 죽인 건 아니겠지? 너무 끔찍해.” 아줌마가 죽는 시늉을 했다. 원아는 눈살을 더 찌푸렸다. ‘소문이 왜 점점 심해지고 있지?’ ‘내가 유미 씨를 죽였다고?’ 원아는 민석을 돌아보았다. 그는 화가 난 얼굴로 아줌마들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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