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3화 깃털처럼 그의 마음을 간지럽히다
김유주는 문소남의 얼음장 같이 차가운 눈빛에 깜짝 놀라 심장이 멈출 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그에게 원아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선배님, 예전에 저랑 원아가 같은 시골에서 자란 거 모르시죠? 그때 품행이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어린 나이에도 바람기가 많아 남자도 많이 만났고, 들리는 소문으로는 교무실에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성적이 좋았던 이유도 다 그것 때문이에요. 선배님도 원아에게 속으면 안돼요.”
원아는 팔짱을 낀 채 그녀가 자신을 모함하는 것을 우습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교양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당장에 그 여자의 뺨을 몇 대 때렸을 지 몰랐다.
‘만약 김유주가 자기가 흉보고 있는 여자가 문소남의 아내라는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일까?’
‘틀림없이 볼 만할 거야.’
원아는 그 모습을 상상하며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걸 본 김유주는 기분이 너무 나빴다.
“불쌍한 좀벌레, 감히 웃어? 넌 우리 동창들을 망신시키는 애야!”
하지만 원아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은 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정작 망신을 당하고 있는 사람은 너인 것 같은데?”
오늘 원아는 옅은 화장 대신 로션과 선크림만 발랐을 뿐인 데도 피부가 매끄럽고 부드러워 짙은 화장을 한 김유주보다 몇 배나 더 고급스러워 보였다.
원아는 소남을 향해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그 미소는 그의 마음을 깃털처럼 간지럽혔다.
소남은 원아를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유주는 원아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
“야, 불쌍한 좀벌레! 너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 비자도 없이 들어온 건 너지, 내가 아니야. 그런데 왜 내가 망신을 당하니?”
원아는 증오가 담긴 눈빛으로 말했다.
“김유주, 넌 항상 네 말만 옳다고 생각하지? 난 너 같이 어리석은 사람이랑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
김유주는 그 말에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분명히 모욕을 당한 사람은 원아인데, 왜 그녀가 이렇게 차분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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