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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불쌍한 좀벌레

그 여자는 외모가 상당히 아름다웠고 키도 170 센티미터는 넘어 보였다. 머리는 붉은 색으로 염색한 곱슬머리였다. 그녀는 전형적인 요즘 얼짱의 외모였는데, 얼굴은 갸름한 계란형에 턱은 V라인이고 눈은 컸으며 입술은 작고 피부도 깨끗했다. 짙은 화장을 한 그녀는 한눈에도 히알루론산을 잔뜩 맞은 것이 티났다. 원아는 한참 후에야 그녀가 어릴 때 살았던 마을에 있는 중학교 동창인 김유주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당시에도 너무 예뻐 같은 학교 학생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미녀였다. 비록 지금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얼굴형 등은 그대로였다. 원아가 이렇게 그녀의 이름까지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김유주가 ‘자매들’이라고 불리는 친구들과 함께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그녀 옆에는 젊은 여자 둘이 있었는데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얼굴은 분명히 기억이 났다. 당시 그녀들도 김유주와 함께 원아를 괴롭혔었다. 김유주는 중년 남자의 팔짱을 끼고 그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남자는 굽이 낮은 신발을 신은 김유주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아 보였다. 그는 얼굴이 너무 크고 살이 쪄서 눈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몸에도 지방이 많아 보였는데, 특히 목이 짧고 굵어 마치 동그란 공 같았다. 그는 김유주가 자신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을 즐거워하며 굵은 손으로 그녀의 몸을 여기저기 만졌다. 그녀는 속으로는 그를 혐오하면서도 좋아하는 척했다. 원아는 잠시 서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다가 김유주의 친구인 이채인, 촤아린과 눈이 마주쳤다. 최아린은 깜짝 놀라며 눈을 계속 비볐다. “야, 채원아! 저 여자 좀 봐봐, 쟤 혹시…… 원아 아니야?” 이채원도 원아 쪽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원아?” 원아는 그녀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속이 메스꺼움을 참고 인사를 했다. “오랜만이야.” 김유주는 남자친구에게 애교를 부리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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