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3화 임영은의 궤모
임영은은 잠에서 깨자마자 자신이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온 몸에 통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룸에는 그녀 외에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누워 있다가 이내 그 남자와의 일이 떠올랐다.
온 몸에는 지난 밤 격렬했던 순간이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파 위에 하얀 약봉지가 놓여 있고, 그 아래 종이쪽지가 있는 것이 보였다.
영은은 얼른 쪽지를 열어보았다. 휘갈긴 듯한 이경민의 글씨가 보였다.
[어젯밤 임영은 씨와의 관계,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이번 거래는 받아들이죠. 여기 약봉지에 당신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 들어 있어요. 앞으로도 종종 거래하면 좋겠네요.]
영은은 치를 떨며 손에 든 쪽지를 구겨버렸다.
어젯밤, 쓰레기 같은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러나 이 약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만큼 특별했다. 한참을 생각하던 영은은 그 남자와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관계를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곧장 화장실로 달려간 그녀는 구토가 멈추지 않았다. 영은은 허요염의 조상까지 들먹이며 한참동안 욕을 퍼부었다. 허요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계속 꺼진 상태였다.
영은은 휴대전화를 바닥에 세게 던져버리고는 샤워기를 틀어 더러운 흔적들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이 몸에 닿자 통증이 더해지며, 영은은 이경민이라는 남자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그녀는 대충 옷을 입고 약봉지를 들고 그곳을 떠났다.
……
저녁.
어느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식당 안에는 낭만적인 피아노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바닥까지 오는 기다란 창문 밖으로 아름다운 자태의 오동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그 위로는 셀 수 없이 많은 등이 빛나고 있어 더욱 아름다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식당 모퉁이에는 향기로운 꽃이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었는데, 그 뒤쪽으로 젊은 남녀 한 쌍이 앉아 있었다.
정장 차림의 남자는 요즘 유행하는 헤어 스타일에 연한 화장을 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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