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3화 문소남이 왜 그녀에게 빠져들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아늑한 카페.
조용히 흐르는 피아노 소리와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어우러진 이곳은 A시에서 가장 좋은 카페 중 하나로 우아하고 품위 있는 곳이었다.
흰색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 앞에는 생김새가 판이하게 다른 두 여자가 앉아 있었다.
왼쪽에 앉은 여자는 원아였다. 그녀는 옅은 화장을 하고 백옥처럼 흰 피부에 매혹적인 분홍빛을 띠고 있었는데, 마치 책에 나오는 고전적인 미인상 같았다. 길고 촘촘한 속눈썹은 위로 들려 있고, 그 밑으로는 샘물처럼 맑은 눈동자가 빛나고 있어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는 순백색 원피스를 입고 검고 부드러운 긴 머리를 하고 있었다. 섬세한 화장을 한 얼굴은 둥글고 코는 오뚝했으며 립스틱을 바른 입술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커다란 두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그녀는 늘 당당하고 오기 넘치던 하지윤이었다.
원아는 오늘 이 자리가 당황스러웠다. 하지윤이 이렇게 자신을 만나자고 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오늘 그녀의 옷차림은 전과는 확연히 달라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하지윤이 가시 돋친 장미였다면 지금 그녀는 조용한 백합 같았다.
원아는 잔에 담긴 커피를 천천히 저으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하지윤 씨, 오늘 무슨 일로 저를 이 곳에서 보자고 한 이유가 뭔가요?”
창가 자리에 앉은 하지윤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시럽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커피의 쓴 맛에 그녀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잔잔한 눈빛으로 원아를 바라보았다.
“원아 씨, 오늘 내 모습이 좀 형편없어 보이지 않아요?”
하지윤의 목소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맑으면서도 차가웠다. 약간 불쾌한 것도 같았다.
원아는 그녀가 창백한 얼굴을 화장으로 가린 채 억지로 웃고 있음을 알아챘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녀의 앞에 앉은 하지윤은 마치 물도 공기도 없는 곳에 버려진 나무처럼 생명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원아는 설마 그녀가 누군가에게 버려졌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꽤 도도하고 거만한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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