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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밝은 색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자

원아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모습을 보던 남자 하나가 총부리로 그녀의 머리를 세게 쳤다. “좀, 가만히 좀 있어! 다시 한번만 두리번거렸다간 두 눈을 파버릴 테니까!” 버려진 공장 안에 남자의 음산한 목소리가 메아리 쳐 울렸다. 원아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다. 머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을 때린 남자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들에게 떠밀려 공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고 굵은 쇠기둥 옆에 섰다. 원숭이를 닮은 뾰족한 얼굴의 납치범은 굵은 밧줄로 원아를 기둥에 꽁꽁 묶었다. 그리고 나서 시커멓고 끈적끈적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꼬집으며 음탕하게 웃었다. “이런, 피부가 정말 부드러운 걸? 미인이라 그런가? 참 부드러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원아에게 가지고 있던 흑심을 버리지 않고, 그녀의 허리를 주무르며 그녀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향을 맡았다. ‘역시, 문소남의 여인은 달라. 이런 타고난 미인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황홀할 것 같아!’ ‘우릴 고용한 사람이 와서 맡긴 일이 잘 해결되면, 난 반드시 이 여자를 가지고 말겠어!’ 원아는 남자의 손이 진저리칠 정도로 싫었다. 만약 그녀의 손에 날카로운 칼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의 심장을 찌르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일은 없었기에 원아는 가까스로 화를 억누르며 차가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이번 일이 잘 해결되면 당신이 하고 싶은 뜻을 이루기를 바래요!” 그는 원아가 눈치가 빠른 여자라고 생각하고는 천박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뽀얀 얼굴을 쓰다듬었다. “좋아, 아주 눈치 빠른 계집애군.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너나 아이들을 너무 힘들게 만들지는 않을 생각이야. 네가 나를 기분 좋게 잘 모시면, 목숨은 살려주지.” 원아는 마치 얼음과 같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이 얼마나 매서웠던지 순간, 남자는 자신이 저승사자를 보았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내 밧줄에 꽁꽁 묶인 연약한 원아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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