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4화 터무니없이 큰 돈을 요구했다
10여분 후, 장인숙은 T그룹의 작은 문으로 비밀리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그녀의 하얗던 얼굴은 온통 파랗게 멍들거나 자줏빛으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퉁퉁 부어올라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세련된 곱슬머리도 헝클어졌을 뿐 아니라, 팔과 팔꿈치에는 피멍이 들어 있었다. 그녀의 하이힐마저 굽이 부러져 있는 것이 정말 참혹한 모습이었다.
동준은 장인숙의 비참한 모습을 바라보며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그는 억지로 진지한 척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사모님, 집에 계시지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아요. 밖에 시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위험합니다. 얼마전에 문 대표님이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잊으신거예요?”
장인숙은 자신이 볼 일이 없으면 절대 회사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돈이 필요할 때면 늘 동준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 연락을 하고 왔다.
장인숙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털며, 몸의 상처들을 살폈다. 그리고는 동준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사태가 긴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해결책을 생각해 내지 않지? T그룹이 너희에게 공밥을 먹이는 줄 알아? 동준, 너희들은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쌀벌레가 되려고 작정했어? 저기 밑의 사람들이 내게 저지른 짓 좀 봐! 네가 제때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난 그들에게 잡아 먹혔을지도 몰라!”
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해결책을 찾을 것입니다. 곧…….”
장인숙은 동준을 더욱 윽박질렀다.
“뭘 빨리 하겠다는 거야? 겨우 이렇게 하는 게 빨리 해결하는 거야? 유가족들 돈을 배상하는 그런 하찮은 일때문에, T그룹의 명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안 돼! 1분을 지체하면 우리 아들은 1분 더 괴로워하는 시간을 갖는 거야. 오늘, 반드시 TS백화점 붕괴 사고를 해결하는 방안을 만들어내야 해!”
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인숙은 매번 회사에 와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고 일을 망쳐 놓았다. 난장판을 수습하는 사람은 언제나 동준 그였다. 솔직히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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