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1화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이 필요하다

주소은은 어린 소녀가 아니었다. 이미 남녀 간의 정사를 겪은 그녀는 그런 신음소리가 낯설지 않았다. 분명히 여자가 침대 위 정사에 빠져드는 소리였다. 여자의 목소리, 소리를 애써 억누르고 은연중에 고통스러워하는 그 여자의 목소리는 당연히 이연의 신음 소리였다. 그렇다면, 남자는 누구지? 지금 이연과 한 침대에 있는 그 남자가 바로 남자친구 송현욱인가? 설마 둘이 지금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일까? 소은은 눈살을 찌푸리며 문을 두드리려던 손을 거두었다. 그녀가 살금살금 왔던 길을 되돌아 가려는 순간, 이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돼요…… 싫어요…… 제발…….” 소은은 얼굴을 붉히며 얼른 그 곳을 떠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몸을 돌리자마자 남자의 쉰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아직 여자의 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고, 목소리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제발이라고? 2년 동안 네가 나에게 얼마나 빌었는지 알아? 너의 그 몰락한 집안과 너의 어머니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위해서 말이야! 넌 정말 뼛속까지 비천한 계집이야!!” 남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었다. “제발 조용히 좀 해 줘요! 내 친한 언니…… 그리고 그녀의 두 아이…… 모두, 이 집에 있어…… 하지 마…… 그들을 방해하지 말아요…….” 여자가 작은 소리로 애원했다. “이제 부끄러운 줄 알겠어? 애초에 내 침대에 올라가는 순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어? 너의 이 평범한 얼굴을 봐. 넌 나랑 잘 때만 생기가 살아나. 네 친한 언니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말이야. 네가 돈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몸이라도 파는 애라는 걸! 네 모습이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알아? 그래, 표정 좀 풀어. 몸의 긴장도 풀고…….” 이연은 고통스러운 듯 울먹이며 말했다. “말하지 말아요…… 제발…… 그때는 내가 아니었어요…….” “쯧쯧, 네가 이렇게 예쁘다니. 동영상이라도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군.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큰 목소리로 말하는 이유가 뭐야? 이 집에서 자고 있는 네 친한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