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6화 그의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났다

원아는 머리가 어지럽고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고통이 밀려와 몸을 웅크린 채 누웠다. 하지만 통증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원아는 자신이 점점 더 약해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가장 어렵고 무기력할 때도 이를 악물고 참으며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었다. 하지만, 문소남이 돌아온 후, 마치 그녀 몸 어딘가에 샘이라도 있는 듯 눈물이 끝도 없이 흘러내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아는 몸이 매우 건강해 자궁도 차갑지 않았고, 생리통도 없었다. 아무래도 그녀가 헨리를 임신했을 때, 소남과 연락이 끊긴 이후로 건강이 나빠진 것 같았다. 그 일로 원아는 한동안 우울했고, 절망에 빠져 하마터면 출산도 위험할 뻔했다. 약해진 그녀의 몸은 잦은 병에 시달렸고 특히, 매번 생리 전후에는 고통스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귀엽고 장난이 심한 헨리를 낳은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그 아이는 자신에게 생명의 빛이나 다름없었는데, 바로 자신과 그 남자가 서로를 사랑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었다. 공기 중에 피비린내가 번져갔다. 원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생리대를 찾으러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배가 너무 아파 꼼 짝도 할 수 없었다. 끈적끈적한 피가 흘러나와 그녀가 누워있는 하늘색 이불을 붉게 물들였다. 원아는 점점 몸이 춥고 떨리면서 머리도 심하게 어지러운 것을 느꼈다. …… 거실. 소남이 원아를 위해 뜨거운 물을 한 잔 따르자마자, 장인숙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사나운 말투로 소남을 불렀다. “아들, 널 그렇게 귀찮게 하는 원아랑 집에는 잘 도착했니? 그건 그렇고 시간 좀 내라, 나라가 이제 막 A시에 와서 모든 게 낯설 거야. 그러니까 네가 나라를 데리고 나가서 구경 좀 시켜 줘.” 그는 화가 나려는 것을 애써 참았다. “어머니, 말이 되는 소리 좀 하세요! 제가 한가 한 것도 아니고, 그런 건 당사자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제가 시간이 남아 도는 것처럼 보이세요. 정말 그렇게 구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