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5화 온몸에 오한이 느껴졌다
장인숙은 손님 앞에서 아들에게 면박을 당하자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장나라가 그녀의 팔을 가볍게 잡아당기자 애써 화를 참았다.
“T그룹에 그런 규정이 있다면, 저도 당연히 그것을 따라야죠. 소남 오빠, 저는 회사의 채용 절차에 따라 면접을 보러 갈 거예요. 만약 면접에 합격한다면, T그룹에 인턴으로 입사할 수 있겠죠. 만약 합격하지 못한다고 해도, 오빠를 귀찮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음.”
소남은 뜻밖의 말을 하는 장나라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그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물론, 그녀의 배경에 관해서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실, 소남은 장인숙의 친정 쪽에 대해서 그다지 인상이 좋지 않았다. 장인숙과 그가 가장 힘든 시기에 누구 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점차 T그룹을 확장해가고 세력을 장악하게 되자, 장인숙 쪽의 친족들이 다시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다. 소남은 그렇게 권세에 빌붙는 자들이 너무 싫었다.
장나라는 소남에게 첫눈에 반한 상태였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고 얼굴 양쪽에 있는 보조개가 살포시 드러났다.
원아는 소남과 그녀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다가 문득 그녀의 웃음이 눈에 거슬렸다.
그녀는 불쾌한 듯 한숨을 내쉬었지만, 표정은 너무 평화로워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창밖에서 빛이 들어와 원아의 얼굴을 비추었고, 탁자에 놓인 꽃병에서는 은은한 백합향이 흩날렸다.
순간, 소남은 원아의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이번 생에는 그녀 한사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식사 때가 되었다.
장나라의 방문으로 오늘 점심 식사는 전보다 훨씬 풍성했다. 문씨 집안은 특별히 국내 최고의 요리사를 불러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다. 메로 구이와 신선로 들깨탕 그리고 버섯불고기와 구절판, 해물 냉채 등…… 이름만 들어도 황홀해지는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졌다.
그러나 원아는 입맛이 없어 채소를 몇 입 먹고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소남은 원아가 기분이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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