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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문소남이 그녀의 관자놀이를 겨누었다

임영은은 사실, 설도엽을 극도로 증오했다. 그 남자는 자신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괴롭히고 있는 악몽 같은 존재였다. 만약 원아의 손을 빌려 그를 없앨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원아는 어쩌면 문소남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막상 영은의 입에서 그의 죽음에 대해 듣고 나니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영은의 옷깃을 붙잡고 독살스럽게 물었다. “설도엽이 소남 씨를 해친 이유가 뭐야? 정말 너와는 상관이 없어?” 소남의 죽음과 관련한 일에서는 원아는 이성을 잃었다. 원아의 다급한 모습에 그녀는 목적을 달성한 듯 웃었다. “내가 그 변태 같은 놈 속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너의 고통스럽고 무기력한 모습이 나를 매우 기분 좋게 한다는 거야.” 그때 눈앞에 갑자기 빛이 들어왔다. 전신거울에서 굴절된 빛이었다. 영은은 의도치 않게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원아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사실, 둘은 외적으로 아름다웠다. 다만, 원아가 좀 더 이목구비가 입체적이고 균형이 잘 잡혀 영은보다는 완벽한 외모였다. 더군다나 원아는 지금 남장을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영은은 그 모습에 질투가 났다. 화가 치밀어 오른 그녀는 큰 소리로 말했다. “네가 비록 임씨 집안의 친딸이고, 문소남도 차지했지만 그게 뭐 어때서? 나는 너보다 엄마와 훨씬 정이 깊은데 말이야. 네가 차지한 남자도 결국 총에 맞아 죽었잖아? 넌 이제 세 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살아가야 할 뿐이고. 어때, 그렇게 좋지는 않지? 이것이 네가 내 남자를 빼앗고, 내 부모를 빼앗은 결과야!” 원아는 그녀의 뺨을 휘갈기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말했다. “네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아. 임영은, 이 일이 너와 관계가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을 거야! 그리고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부모님께 알리면, 넌 더는 이곳에서 살지 못하게 될 거야!” 말을 마친 원아는 영은을 버려 둔 채 무거운 발걸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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