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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어쨌든 남편은 나를 선택했다

입찰사업계획서는 하지윤이 작성한 것이었다. 원아는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연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녀는 속셈을 가지고 늘 소남을 주위를 맴돌았다. 심지어 그녀는 소남의 차 안에 자기 속옷을 놔두고 원아가 그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원아는 하지윤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지만, 그녀는 능력이 있어 소남의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었다. 원아는 마음속에 하지윤에 대한 응어리가 남아 있었기에 그들이 업무상의 동반자일 뿐이더라도 너무 많은 접촉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소남의 체면 때문에 원아는 묵묵히 모든 것을 참았다. 다행히 소남이 하지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아무런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다. 원아는 하지윤이 작성한 입찰사업계획서를 진지하게 살펴보고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내선 전화를 걸었다. “티나, 하지윤 부장에게 대표실로 오라고 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티나는 하지윤에게 가서 원아의 말을 전했다. 그녀는 현재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소남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그녀는 절망에 빠져 있었다. 며칠 동안 계속 울면서 그의 부재를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윤은 절망이 극에 달해 그곳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여태껏 화장에 공을 들였던 그녀는 소남이 보이지 않자, 더 이상 자신을 꾸밀 기분이 나지 않았다. 눈부시게 빛나던 여인은 눈가에 짙은 그늘을 드리운 채 머리도 흐트러져 있어 며칠 사이에 십 년은 늙어버린 듯 보였다. 그녀는 비서를 따라 대표실로 왔다. 하지윤은 원아가 소남의 자리에 앉아 입찰사업계획서를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웃는 얼굴이 되었다. “대표님, 하지윤 부장님이 오셨습니다, 저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티나는 원아에게 인사를 하고 비서실로 되돌아갔다. “원 대표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 비록 하지윤이 감정을 잘 숨기기는 했지만 워낙 원아에 대한 원망이 깊었던 터라 원아와 단둘이 있는 것이 꺼림칙했다. 원아는 그런 그녀의 생각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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