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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낯선 사람일 뿐이다

백화점을 여기저기 다니며 옷을 입고 또 입어 보아도 이연은 마음에 드는 옷이 하나도 없었다. 원아는 그녀가 이렇게 신이 난 모습이 너무 오랜만이라 방해하고 싶지 않아 한쪽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하지만 삼십 분이 지나도록 그녀는 여전히 직원에게 옷을 추천 받고 있는 중이었다. 원아는 소파에서 일어나 남성복 구역으로 가서 그곳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그녀는 한쪽에서 검은색 남성 바바리코트를 발견하고 만져 보았다. 눈치가 빠른 매장 직원이 얼른 다가왔다. “사모님, 혹시 남편분에게 선물하실 건가요? 이 코트는 이번에 새로 들여온 한정판 상품이에요. 키가 큰 남성분에게 잘 어울리는 옷인데 혹시, 남편분은 키가 얼마나 되세요?” 원아는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남편 키는 188cm 정도고 몸무게는 72kg예요.” 매장 직원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와! 남편분이 정말 모델 같은 몸매를 갖고 계시네요. 사모님도 이렇게 아름다우신데 남편분도 분명 멋진 분일 것 같아요. 이 코트가 남편분께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코트는 원아의 몇 달 치 월급과 맞먹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것을 샀다. 소남이 평소에 즐겨 입는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매장 직원은 수수한 차림의 원아가 고가의 옷을 선뜻 구매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돈은 많지만 자랑하지 않는 고객이라 생각해 원아를 여성복 코너로 끌어들였다. “사모님, 혹시 필요하신 옷 없으세요? 우리 매장에 새로 나온 임부복 중에 사모님께 정말 잘 어울릴 만한 옷이 하나 있어요.” 원아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 괜찮아요, 고마워요. 전 집에 옷이 충분히 많거든요. 다음 달이 출산이라 임부복도 얼마 못 입어요.” “출산 후에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의 옷도 있어요.” 직원은 끈질기게 원아에게 상품을 소개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정말 필요가 없어요.” 원아는 정중히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녀도 여자로서 당연히 예쁜 옷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곳은 가격이 너무 비쌌다. 사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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