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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매번 모욕을 당하는 건 나야

원아는 며칠 더 집에서 쉬기로 했지만, 마음은 당장이라도 회사에 출근하고 싶었다. 오랫동안 집에서 쉬고만 있자니 지루함이 몰려왔다. 지금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해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영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동체를 벗어나 혼자 있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나중에 다시 팀에 들어가도 적응이 더딜까 봐 걱정이 됐다. 소남은 원아의 거듭된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무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그녀의 회사 복귀를 허락했다. 그는 유독 원아에 대해서는 냉정하지 못했다. 원아는 업무에 복귀해서 평소처럼 출근을 했다. 그녀가 설계부서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하지윤과 마주쳤다. “하 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지윤은 원아의 얼굴을 쳐다보는 듯했지만, 시선은 그녀의 아랫배로 향했다. “원아 씨, 좋은 아침이에요.” 지윤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원아를 지나쳐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할 때 지윤의 표정이 변한 것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문 대표의 청혼을 거절한 원아가 A시를 떠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다시 T그룹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임신까지 하다니! 그녀의 배를 보니 거의 5개월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았다. 확률상 문 대표의 아이일 가능성이 매우 컸다. 지윤은 원아라는 여자가 참 남자를 잘 꾄다고 생각했다. 문 대표와 임영은의 약혼을 망쳤을 뿐만 아니라 그의 아이까지 가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괴롭게 했다. 그녀는 질투의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지윤이 자리를 떠나자, 원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가 세고 무거운 분위기의 여자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아도 곧바로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주소은과 이연 그리고 김훈 등 동료들이 출근하여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원아는 인사를 건넸다. 설계부서에서는 원아와 친한 동료 몇 명만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았고, 그 외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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