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5화 누가 모녀 관계 아니랄까 봐

오수희의 말은 마치 폭탄처럼 희진의 몸에 떨어져 내려, 순식간에 펑! 하고 터져 버렸다. 깨진 파편들이 하나하나 그녀의 심장 깊숙한 곳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희진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오수희의 팔을 꽉 잡고는 멍하니 있었다. “수희야, 너……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잘 들어. 네 친딸은 아직 멀쩡히 살아 있어. 네가 출산했을 때 아이가 죽지 않았다는 말이야.” 희진에게 잡힌 팔이 조여왔다. 수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희진아, 살살 좀 잡아. 나 너무 아파.” 희진은 깜짝 놀라며 잡았던 팔을 놓았다. 그녀는 기쁜 얼굴이었으나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내 딸이 살아 있다니.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어. 그 아이를 안았을 때 차갑게 식은 채 굳어 있었단 말이야. 난 똑똑히 기억해!”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떠올리자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친 딸아이는 그녀에게 있어 가장 큰 아픔이었다. 수희는 휴지를 꺼내 희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희진아, 네 눈을 보니 더는 울면 안 될 것 같아. 지금도 너무 퉁퉁 부어서 눈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야. 전에 산후조리 때도 너무 많이 울어서 지금도 밤에 잘 보이지 않잖아. 이젠 정말 눈에 신경 써야 할 때야. 잘 보호해야 한다고. 너 그동안 너무 힘들게 살았잖아. 이젠 진실을 알아야지. 실은 나 어제 쇼핑하다가 장인숙을 봤어. 넌 내가 무엇을 들었는지 상상도 못할 거야.” 그녀는 자수 공방에서 장인숙과 어떤 낯선 여자를 본 일과 그녀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던 것을 희진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희진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만약 수희의 말이 사실이라면…….’ ‘장인숙은 정말 무서운 여자구나!’ ‘미워서 견딜 수가 없어!’ …… 오후 들어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더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커피숍의 유리창에 떨어져 동그라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