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9화 눈물을 머금고도 울지 못하는 쌍둥이
원민지는 장인숙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랑하는 조카딸과 존경하는 아빠가 이렇게 수모를 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원아가 오늘 저지른 잘못을 용서하지는 못하시더라도,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설령, 우리가 아주 관계없는 남이라 해도 우리 아버지는 어른이신데, 어떻게 그런 더러운 말을 할 수 있나요? 이제껏 당신이 소남의 어머니라고 존중했는데 이런 분인 줄은 몰랐네요.”
“조금 전, 우리 원아가 몰락한 집안의 자식이라고 하셨죠? 그럼, 사모님은요? 아니, 사모님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죠. 진짜 사모님은 채은서 여사님이니까요, 그분이야말로 법률상 정식 부인이에요. 당신은 명분도 없는 불륜녀이고요. 운이 좋아서 사모님 자리에 앉아 있는 당신이 밖에 나가 위세 부리는 걸 누가 모를 줄 알아요? 그런데도 아직도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당신이 우리 원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냐고요?”
원민지는 타고난 빼어남으로 전 남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했었고, 그와 함께 한때 큰 회사를 운영했었다.
그러면서 상류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장인숙 같은 여자를 상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녀는 장인숙의 아픈 곳만 골라 찔렀다.
채은서는 여유롭게 앉아 눈 앞에 펼쳐진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원아 고모가 하는 말을 듣던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누군가 자기편이 되어 인숙을 공격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훈아와 원원은 소파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둘 다 아직 예복을 입은 상태였다. 두 집안의 어른들이 한바탕 말다툼하는 것을 듣고 있던 쌍둥이는 귀를 막았다.
아이들은 정말 이런 다툼이 싫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혹시, 엄마 아빠가 우릴 버린 걸까?
오늘 엄마 아빠가 약혼식을 못 했다는 걸 생각하니 쌍둥이의 눈가가 빨개졌다. 지금, 이 순간 엄마가 정말 보고 싶었다.
장인숙은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문진화와의 불륜 이야기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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