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장 원아, 장정안, 가정 법원에 가다
월요일, 오전 10시.
가정 법원.
원아는 장정안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하겠다고, 구청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
장정안과의 혼인관계를 끝내려면 많은 우여곡절을 더 겪어야 한다고, 심각한 법정 다툼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쉽게 결정을 뒤집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최근 휴가를 여러 차례 신청 했었기 때문에 또 휴가를 낸다면 물의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혼 생각이 급했던 원아는 흰자위를 드러내며 째려보는 팀장을 무릎 쓰고 다시 반차를 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황급히 구청 입구로 달려갔다.
원아는 법원 입구에 서서 급한 마음에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직 오지 않는다. 설마 장정안, 또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녀가 장정안에게 전화를 해 보려고 할 때, 구청 방향으로 걸어오는 그의 모습을 보았다.
장정안의 외양은 여전히 준수했다. 복숭아 빛의 두 눈 역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반짝이며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마주치는 어린 아가씨들이 뒤돌아보며 그를 향해 은근히 웃음을 보내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변한 없는 이런 장면에 원아는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만 가로저었다.
어린 아가씨들은 장정안의 번듯하고 매혹적인 외모만 보았을 뿐, 그의 보기 좋은 외피 아래 어떤 악함이 숨어 있는지는 결코 모를 것이다.
장정안은 자신에게 다가올 수록 원아는 얼음 같은 냉기만 느껴질 뿐이다.
괜히 그녀의 손가락, 발가락까지 급속히 뻣뻣이 굳어 가는 듯했다.
그날 밤의 기억일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 너무 깊은 상처를 주었다. 그에게 치욕을 당할 뻔했던 그 순간이 그녀는 언제나 잊혀 지지 않았다.
장정안은 원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예전과 다름없이 청순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날씨가 추운 까닭에 그녀의 긴 속눈썹에 마치 찬 서리가 앉은 듯하다. 속눈썹이 한 번 떨릴 때마다 가느다란 서리 알갱이가 길게 휘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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