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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내가 무서워?

사무실에 들어온 동준은 문소남이 의자 등에 기대어 깊숙이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의 목에 걸린 넥타이는 약간 느슨했고, 그는 말할 수 없는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치 온 세상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표정이라 동준은 좀 놀랐다. 동준은 대표가 몹시 피곤한가 보다고 생각했다. 대표는 며칠 전 서유럽 쪽 일을 처리하자마자,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돌아왔다. 막 회사로 돌아왔는데, 이쪽에서는 또 중요한 회의들을 참석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아마 대표는 이미 며칠 동안 눈을 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는 영락없는 일벌레다. 그러나 대표가 아무리 슬럼프에 처했을 때라도 이런 이상한 표정을 지은 적은 없었다. "대표님......" 동준은 다이어리를 꺼내 문소남에게 이쪽의 사업 진도를 보고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가 눈을 감고 쉬고 있는 것 같아 동준은 하려던 말을 멈추었다. 그는 피곤해 보이는 대표를 쳐다보았다. 동준의 눈에는 대표에 대한 경외심 외에도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탄복이 있었다. T그룹의 대표로서 문소남은 줄곧 강하고 과감하게 행동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을 겸비한 현명한 리더이다. 그가 T그룹을 넘겨받았을 때, T그룹은 위태로운 상태였고, 그는 겨우 21살이었다. 동준은 문소남이 짧은 몇 년 내에 T그룹을 글로벌 그룹으로 키우고, 회사의 이윤을 10배, 100배로 성장시키면서, 세계적인 비즈니스 왕국을 구축하는 것을 직접 지켜보았다. 물론, 그는 밝고 온화하던 청년이 간사한 비즈니스계로 들어서면서 점차 냉혹하고 무자비하게 변하는 것도 지켜보았다. 원아를 만난 후 대표는 마침내 웃음과 인간미가 생겼다. 그런데, 어젯밤에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정말 탄식이 절로 나온다. 동준은 줄곧 이해할 수 없었다. 대표는 원아를 눈동자처럼 귀중하게 여겼는데, 원아는 어떻게 장정안과 함께 침대에 누워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비록 그는 원아가 약을 먹었기 때문이며, 함정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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