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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침대에서는 소남 씨라고 하더니, 침대 밖에서는 왜 모르는 사람처럼 굴어?

문소남은 담담하게 원아를 힐끗 훑어보았다. 몸에 맞게 재단이 잘 된 여성 정장이 그녀의 영롱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감싸고 있었고, 드러난 긴 다리는 희고 곧았다. 폭포수 같은 긴 머리는 얌전하게 뒤로 늘어뜨려져 있었고, 얼굴은 예쁘고 깨끗했으며, 눈은 별처럼 반짝거렸고, 붉은 입술에는 옅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목덜미에는 그녀에게 아름다움을 더하는 스카프가 매어져 있다. 물론 그는 그녀가 어젯밤에 생긴 많은 키스의 흔적을 숨기기 위해 스카프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은 마치 흐드러지게 핀 벚꽃처럼 아름다웠다. 문소남은 문득 어젯밤 원아가 자신의 몸 아래서 애교 부리던 모습이 생각났다. 아랫배에서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열기가 솟아올랐다. 그러나 이어서 그녀의 어리석은 행동이 생각나자, 남자는 갑자기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눈빛이 매서워졌다. 문소남의 무서운 표정에 원아의 마음이 위축되었다. 그녀는 다시 그를 화나게 할까 봐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가 이연을 구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원아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서류를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대표님, 필요하다고 하신 서류를 가지고 왔습니다." 사무용 책상에서 전해오는 닭고기 수프의 매혹적인 향기를 맡은 원아는 마음이 바싹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임영은이라는 여자는 벌써 그와 이 정도로 친해졌단 말인가? 닭고기 수프까지 끓여서 가져올 정도로...... "침대에서는 소남 씨라고 하더니, 침대 밖에서는 왜 모르는 사람처럼 굴어?” 그녀가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고, 문소남의 마음속에 분노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원아는 그의 비아냥거림에 어리둥절해져서, 그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을 쳐다보았다. "지금은 근무시간이잖아요. 대표님은 줄곧 공과 사가 분명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대표님도 사생활을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문소남은 실눈을 뜨고 원아를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한 줄기 강렬한 빛이 번쩍 지나갔다. "당신 지금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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