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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3화 화내지 마세요

“채은서, 너도 별반 다를 거 없어, 다 같이 늙어가는 주제에.” 장인숙은 쉽게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다. 김 집사가 건넨 긴 향을 받으며 그녀도 한마디 반격했다. “너...!!” 채은서는 당장이라도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문현만이 화난 목소리로 나무랐다. “어제 싸운 걸로도 아직 부족해? 이제는 조상님들 앞에서도 싸우려는 거냐?” 장인숙은 채은서를 향해 도발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한 번 쳐다봤다. 채은서는 그 순간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이라도 조상님들과 문진호의 위패 앞에서 보란 듯이 장인숙에게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장인숙은 조상님들의 위패 앞에 향을 올린 뒤, 남은 향을 문진호의 위패 앞의 향로에 꽂았다. 주변의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된 것을 본 그녀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연극을 하듯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말했다. “진호 씨, 거기서 잘 지내고 있나요?” 채은서는 그 말을 듣고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문진호가 떠난 게 언젠데, 이제 와서 감정에 젖은 척 쇼를 하고 있어.’ ‘저렇게 한다고 그게 통할 거라 생각하는 걸까? 참 웃기지도 않아.’ 아무도 자신의 연극에 반응하지 않자, 장인숙은 더 과감하게 상 위로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진호 씨, 당신이 떠난 뒤에 이렇게 엉망이 된 상황을 나 혼자 어떻게 감당해요?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아이 교육하고 키우는 것도 힘들었고, 여러 가지 압박 속에서 살아야 했어요. 당신이 떠날 때 나도 데려갔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문현만은 장인숙이 눈물 콧물을 쏟으며 문진호의 위패 앞에서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자 얼굴이 굳어졌다. “소남 에미야, 우리 집안에서 이 수십 년 동안 너한테 그렇게 서운하게 했단 말이냐? 먹을 걸 안 주고, 입을 걸 안 줬다는 말이냐?” 장인숙은 갑작스러운 문현만의 질문에 놀라 울음을 멈추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아버님...” “지금까지 수년 동안, 예성 에미가 가진 것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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