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2화 진퇴양난
이연은 다시 고개를 저으며 외국에 있을 원아를 떠올렸다.
문소남과 ‘염초설’이 너무 잘 어울리는 걸 보니 마음이 복잡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이었다.
닫힌 문을 보고 이연은 소파에 털썩 앉았다. 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초인종이 울렸다.
“초설 씨, 뭐 두고 갔어요?”
그녀는 ‘초설’이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인터폰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문을 열었다.
문밖에 송현욱이 서 있는 것을 보자 이연은 무의식중에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현욱의 행동이 훨씬 빨랐다. 이연이 문을 닫지 못하게 꽉 잡았다.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뭐하러 온 거예요!”
이연은 눈앞의 현욱을 노려보았다.
현욱은 손에 든 것을 보이며 말했다.
“과일을 좀 사왔어.”
“필요 없어요.”
이연은 화가 난 말투로 거절했다.
‘SJ그룹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이 사람이 이틀 동안 세 번이나 여기에 오고, 일은 안 하는 건가?’
현욱은 여전히 문에 기대어 태연한 얼굴이었다. 마치 그에게 있어서 문을 붙잡고 있는 건 아무런 힘이 들지 않은 것처럼.
“네가 좋아하는 과일이야.”
이 말을 듣고 이연은 아주 놀랐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
‘내가 어떤 과일 좋아하는지 이 사람이 어떻게 알아?’
과일 봉지를 한 번 슬쩍 보니, 하얀 봉투 너머로 보이는 것은 확실히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들이다. 다만, 송현욱이 어떻게 알았을까?
예전에 이연이 아무 명분도 없이 현욱과 같이 있었을 때, 현욱은 한 번도 이연에게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현욱은 자기가 무언가를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연에게 사주었다.
이연은 제 의견을 말할 필요도 없었고, 자신이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말할 필요도 없었으며,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었다.
먹는 것이든, 쓰는 것이든...
그런 나날들이었다. 이연은 그때는 자신이 송현욱의 노리개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니, 심지어 노리개만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자신은 마치 인형처럼 그저 송현욱이 준 물건을 받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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